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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은 무시하고, 커피를 즐겨라 & 한단지보(邯鄲之步)

아판티(阿凡提) 2017. 9. 2. 05:22

 

성공하기 전까지, 내가 구입한 자동차들은 '나는 성공한 사람'인 척하고, '내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한편, 진정으로 성공한 이후로는 내 성공을 증명하기 위한 자동차가 필요하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든 자동차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했다. 에고의 받침대는 누구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129)

 

모 가댓의 '행복을 풀다' 중에서(한경비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겉치레'에 신경을 쓰면서 본질을 잊고 살아갑니다.

 

성공한 연쇄 창업자인 저자 모 가댓. 그는 자신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구입한 자동차들은 '나는 성공한 사람'인 척하고, '내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성공한 이후에는 자신의 성공을 증명하기 위한 자동차는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자동차는 두 경우 모두 그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했던 겁니다

 

그가 소개한 아랍의 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오래전에 학당을 떠난 제자들의 방문을 받은 노스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자들은 성공담을 늘어놓고, 스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각자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성공은 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고 불평을 했지요.

그러자 노스승이 일어나 커다란 주전자에 커피를 끓였고, 다양한 잔도 가져왔습니다. 크리스털 잔과 은잔도 있었지만 싸구려 플라스틱 잔도 있었지요. 노스승은 제자들에게 각자 잔을 선택해 직접 커피를 따르라고 말했습니다. 제자들은 아름답고 값비싼 잔을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었습니다.

 

제자들이 각자 커피를 가지고 자리에 앉자, 스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커피가 아닌가?"

잔과 상관없이, 커피는 똑같았습니다. 재산이나 사회적 인정 등이 잔이라면, 삶은 커피와 같은 것이라고 스승은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좋은 커피인데 구태여 비싼 잔에 커피를 마시려고 안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잔을 무시하고, 커피를 즐겨라!"

 

우리가 지금 한단지보(邯鄲之步: 한단의 걸음걸이라는 뜻으로, 제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을 비유)라는 고사성어 처럼 '성공한 사람'인 척하기 위해 '헛된 무언가'에 매여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좋은 커피'인데 굳이 '비싼 잔'에 마시려 번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이제 커피잔은 무시하고, 좋은 커피에 집중해야겠습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장자()》의 〈추수편()〉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공손룡()은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의 사상가로, 자신의 학문과 변론이 당대 최고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장자()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변론과 지혜를 장자와 견주어보려고 위()나라의 공자 위모()에게 장자의 도()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장자의 선배인 위모는 공손룡의 의중을 알고는 안석에 기댄 채 한숨을 쉬고 하늘을 우러러 웃으면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밖의 세상을 볼 수 없다라고 말하고, 가느다란 대롱구멍으로 하늘을 보고 송곳을 땅에 꽂아 그 깊이를 재는 꼴이라며 비웃었다. 그리고는 이어서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네는 저 수릉()의 젊은이가 조()나라의 서울인 한단()에 가서 그곳의 걸음걸이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가? 그는 한단의 걸음걸이를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본래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 엎드려 기어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걸세. 지금 자네도 장자에 이끌려 여기를 떠나지 않고 있다가는 그것을 배우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자네 본래의 지혜를 잊어버리고 자네의 본분마저 잃게 될 걸세." 이 말을 듣고 공손룡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도망쳤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한단지보()'라는 말이 비롯되었으며, 이는 자기 본분을 잊고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는 지각없는 사람들을 신랄하게 비웃어준 이야기이다. 한단학보()와 같은 말이다.

 

 

                                         2017.9.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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