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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강행하는 중국의 속내는? & 연목구어(緣木求魚)

아판티(阿凡提) 2020. 8. 3. 21:05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홍콩은 물론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입법을 강행하고 있다. 중국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 보안법 통과에 미국이 내놓은 대응책인 ‘홍콩 특별 지위 포기 절차 돌입’은 꽤나 강력한 ‘카드’로 해석된다. 미국은 1992년부터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을 차지(借地) 지역으로 규정하고 무역, 외환 거래, 기술 이전,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르게 우대해 왔다.

이를 통해 홍콩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미국이 중국에 부여한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었고, 민감한 기술이 들어간 미국 기업의 제품을 수입해 기술 공유를 하는 등의 혜택을 받았다. 홍콩이 중국과 다른 나라를 잇는 중개무역·금융허브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이 같은 특별 지위가 바탕이 됐다.

그런데 특별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되면, 홍콩은 글로벌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도 만만찮다. 이미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격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제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 피해는 더 심각할 전망이다. 홍콩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 대비 8.9% 하락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아시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는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별 지위마저 박탈된다면, 올해 홍콩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15% 밑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중국은 홍콩을 자본 조달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잇는 후강퉁과 선전과 홍콩거래소를 잇는 선강퉁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본토주 매입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0~2018년 이뤄진 중국 기업의 역외 기업공개(IPO) 73%는 홍콩에서 이뤄졌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보복 조치까지 계획 중이다. 미국 의회는 홍콩 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 관리와 단체를 제재하고 이들과 거래하는 은행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의 강력한 경고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입법을 강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법안 내용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내에서는 홍콩 보안법 특별 법정이 세워지고 법안의 소급 적용을 검토 중이다. 소급 적용이 이뤄지면,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한 반중 인사들의 기소도 가능해진다.

홍콩의 특별 지위가 박탈될 경우 예상되는 미국의 피해도 중국이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에는 현재 85000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근무하고 있고, 1300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될 경우 홍콩에 지사를 둔 미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므로 미국의 조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으려고 한다는 뜻으로,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을 비유 )에 해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아주경제>의 기사 내용을 옮겨온 것이다.

 

주(周)의 신정왕 3년(BC 318), 맹자는 나라를 떠나 나라로 갔다. 이미 50을 넘은 나이였다. 동쪽에 있는 제는 서쪽의 진(秦), 남쪽의 초(楚)와 더불어 전국 제후 가운데에서도 대국이었다.

선왕(宣王)도 재주있는 사람이어서, 맹자는 그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가 아닌 부국강병이며, 외교상의 책모, 원교근공책, 합종책, 연횡책이었다. 선왕은 중국의 통일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맹자와 선왕은 이런 문답을 하였다.

"임금께서는 전쟁을 일으켜 신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이웃 나라 제후들과 원수를 맺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내게 대망(大望)이 있기 때문이오." "임금님의 대망이란 것에 대해서 말씀해 보십시오." 인의(仁義)의 왕도정치를 논하는 맹자에게 선왕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다. 맹자는 낚시를 던지기 시작하였다. "전쟁의 목적은 의식(衣食)이오니까, 인생의 오락이오니까?" "아니오, 나의 욕망은 그런 것이 아니오." 선왕은 맹자의 교묘한 변술에 걸려들고 말았다. 맹자는 힘차게 논하였다.

"그러시다면 이미 다 알 수 있습니다. 영토를 확장하여 진과 초와 같은 대국으로 하여금 허리를 굽히게 하고, 중국 전토를 지배하여 사방의 오랑캐를 따르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방법 즉 일방적인 무력으로 그것을 얻으려 하는 것은 연목구어 같은 것으로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일이옵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어렵습니다.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신을 다해도 결국은 백성을 괴롭히고 나라를 망치는 큰 재난까지 입는 결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옵니다." "재난을 당하는 까닭을 가르쳐 주시오." 선왕은 귀가 솔깃하여 다가앉았다. 이렇게 맹자는 교묘하게 대화의 주도권을 얻어, 인의에 바탕을 둔 왕도정치론을 당당히 설명해 갔다.

 

 

2020.8.3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하는 중국의 속내는(200610, 아주경제).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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