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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8주년 좌담회]②미중 갈등 속 한국 외교 '원칙' 지켜라 & 간어제초(間於齊楚)

아판티(阿凡提) 2020. 10. 6. 19:22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22일 방한하면서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갈등 격화 속 중국이 우군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한·미 동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부는 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동안 냉랭했던 한·중 관계는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며 협력 중요성이 커졌다.

 

한·중 수교 28주년을 넘어, 30주년, 50주년까지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제언을 전문가로부터 들어봤다.

한·중 관계는 지정학적 요소에 많이 좌우된다. 한국이 취할 외교적 자세는.

이희옥 교수=강대국 정치의 간어제초(間於齊楚:약자가 강자 사이에 끼어 괴로움을 당함 ) 비극이다. 미·중 전략적 경쟁 시대에 한국의 외교 정책은 개인적으로 ‘확대 균형 정책(expanded equilibrium)’으로 나아가야 한다. 확대 균형이란 우리의 외교 목표는 개방, 국제협력, 다자주의, 평화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외교 원칙을 분명히 정하고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반대한다고 해서 우리가 무작정 반대할 수 없다. 일대일로가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동의해야 한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했지만, 우리는 국제협력 등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WHO를 개혁하고 지켜야 한다. 개방, 국제협력, 다자주의, 평화를 지향한다고 생각한다면 누가 주도하든 상관없이 참여하는 게 확대 균형이라 할 수 있다.

황페이 교수=중국인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국면이 평화·안정되기를 바란다. 한반도가 안정돼야만 중국의 동북이나 북부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한국과 북한 간 지속적인 소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홍수, 코로나19, 돼지열병 등으로 대화가 단절됐다. 또 미국이 껴있어서 남북은 코로나19 방역 문제나 경제적 교류 등에서 공조를 못한다. 이것은 매우 큰 위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해야 미·중 양국 간 관계를 적절히 중재할 수 있고, 남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 눈치를 볼 필요 없다.

박승찬 교수=미국은 한국을 '중국을 공격하는 창'으로,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공격을 막는 방패'로 여긴다. 가장 중요한 건 국익이다. 보편적 가치 기준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익에 맞는 명분과 실리를 따르는 게 가장 강력한 우리의 스탠스다. 어떨 때는 미국편, 어떨 때는 중국편일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출발점은 우리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