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공포가 또다른 봄날의 일상마저 잠식하던 지난 4월 4일은 부활절이자 24절기의 하나인 청명절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부활절은 서구 기독교적 신앙의 세계관에 따른 ‘율법(신약)의 절기’이고, 청명절은 중국 주(周)나라 때 태양의 운행에 따른 기후변화를 기준으로 태양년(太陽年)을 24등분했던 것이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어 정착된 ‘역법(曆法)의 절기’ 중 하나이다. 서로 기원과 의미의 차이가 커 보이지만, ‘봄의 절기’라는 공통성 속에서 어쩌면 ‘고난’과 ‘혹독’한 시기를 이겨내고 ‘새생명’과 ‘좋은 날’을 축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맞닿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한다. 농경사회를 위한 ‘역법의 절기’로서 청명절이 현대화된 사회에서 급격한 의미변화를 겪어 온 것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