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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4년의 한중관계, 공든탑 허무하게 사그라져 & 도행역시(倒行逆施)

아판티(阿凡提) 2017. 1. 2. 05:43

지금으로부터 4년전인 2012 1219,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선되자마자 중국 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일생을 집중 조명했다중국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박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 미국에 편중됐던 한국의 외교를 바꿔놓은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졌다. 이 시점부터 한중관계는 절정을 향해 급상승해가기 시작한다.

 

2015 93일 중국은 대대적인 전승절 열병식을 거행했다. 열병식 참석을 두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고려해 참석하면 안된다'는 여론에 맞서 고민하던 박 대통령은 결국 열병식 참석을 결정했다. 시진핑 주석 오른쪽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그 오른쪽에 박 대통령이 위치했다. 박 대통령 오른쪽에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섰다.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들 사이에 한국의 대통령이 선 것이다. 미국의 전통 동맹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어색한 장면이었다. '망루외교'로 불리는 이 장면은 박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 지를 보여줬으며, 당시 한중관계가 절정을 구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2015 111일 한일중 3국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리커창(李克) 총리가 1031일 한국을 방문해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신화통신은 "박 대통령은 취임후 시주석과 여섯번, 리 총리와 네번 만났다"며 이를 '정상회담의 일상화'라고 서술했다. "수교 23년이래 최상의 한중관계'라고 평가했다이어 2015 1122일에는 한중FTA가 체결됐다. 그해 3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우리나라가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후 양국 경제협력의 강도는 갈수록 강화됐다. 우리나라는 AIIB 지분율 5위의 국가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한중관계는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것도 급전직하의 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했다. 2015 1229일 한일 위안부협상이 타결되자 중국측은 어리둥절했다. 그동안 일본의 과거사문제를 두고 공조를 해오던 한중 양국이다. 중국의 언론들은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굴욕적인 위안부협상에 사인했다"는 분석을 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한중관계는 여전히 훈풍으로 가득했다.

1월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랭했다. 우리나라는 북한에 압박을 가해 핵포기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북한압박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의 반응은 우리나라의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중국 외교부는 반복적으로 '냉정과 자제'를 당부했고, 우리나라 국내에는 '망루외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조치가 미흡하다며 반중정서가 일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고, 5차 핵실험을 진행하는 등 극단적인 도발을 이어갔고, 중국에 실망한 우리나라는 군사동맹국인 미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갔다.

 

그리고 지난 78일 한미 양국은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은 2015년부터 고위급 관료를 수차례 한국에 파견해 사드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시 주석 역시 박 대통령에게 사드배치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해달라고 당부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배치결정이 발표하자 중국언론은 "한국이 중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 "박 대통령이 중국인들의 염원을 배신했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내놓았다. 이후 중국인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역시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중국은 드라마와 영화 등을 관장하는 광전총국을 내세워 한국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10월 시작된 탄핵정국 속에 중국의 경제제재가 주춤하는가 싶더니, 지난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자, 도행역시(倒行逆施: 거꾸로 행하고 거슬러서 시행 한다는 뜻이니, 순리와 정도에서 벗어나 일을 억지로 강행하는 폐해를 지적한 말)를 거론하며 중국은 다시 한번 즉각 반발했다. 이후 중국은 문화계는 물론 산업계까지 경제제재를 강화해 나갔다. 중국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호감 역시 사그라들었으며, 그토록 활활 타올랐던 한중경제합작은 차갑게 식었다. 박 대통령이 갖은 노력끝에 최절정기까지 끌어올려놨던 한중관계였지만, 이제는 최악의 상황까지 급전직하한 한중관계만이 남겨졌다. 위 내용은 아주경제 기사(2016.12.12일)를 빌어온 것이다.

 

*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가족분 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사기()≫ 오자서(伍子胥) 열전()에서 유래하는 말로, 어떠한 일을 다급하게 처리하고자 거꾸로 행하고 본 뜻에 거슬러 시행한다는 뜻으로 일상 도리()에 벗어난 일을 하거나 억지로 행함을 일컬음. [유사어] 도행포시().

 


2017.1.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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