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문화

공자의 숨결이 흐르는 도시, 취푸 & 대동사회(大同社會)

아판티(阿凡提) 2018. 1. 10. 05:28

취푸(曲阜) 공자(孔子)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산동(山東) 내륙에 위치한 탓에, 공자의 얼을 느껴 보겠다는 어지간한 다짐이 없다면 선뜻 찾아 나서기 어려운 도시가 바로 취푸이다. 더군다나 철도가 지나지 않아 교통도 좋지 않고 그렇다고 몇날 며칠을 머물며 관광할 만큼 그럴싸한 대도시도 아니다. 옛날 한때 () 나라의 도읍이었다고 하니 영화로움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련만, 지금도 취푸는 중국의 여느 농촌과 다름없는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산동의 성도(省都) 지난(濟南)에서 두어 시간 버스를 타고 가면 취푸에 닿는다. 원래는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이었지만, 얼마 전부터는 공자를 찾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넘쳐나는 중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반드시 가보아야 필수코스가 있다. 이른바 삼공(三孔)이라 불리는 공묘(孔廟, 콩먀오), 공부(孔府, 콩푸), 공림(孔林, 콩림) 바로 그것이다.

 

공자의 위패가 모셔진 공묘 공자가 죽고 1 뒤에 세워졌다고 한다. 처음 지어질 당시에는 남짓의 작은 사당이었지만, 유교를 나라의 근간으로 황조들이 거쳐 가면서 규모는 갈수록 커져갔다. 1961 중국정부에 의해 국가중점보호문화재로 지정된 공묘는 199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사당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기도 하다.

 

공부(孔府) 공자의 직계후손들이 대대로 거주했던 집이다. 본래()’ 고관 벼슬아치들의 관저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의 공자에 대한 존경은 그의 후손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역대 왕조들은 공자의 후손을 연성공(衍聖公)으로 봉하고 각별히 대우했다. 청나라 건륭제(乾隆帝) 자신이 늦은 나이에 얻은 금지옥엽 막내딸을 공자의 72대손에게 시집을 보내면서 공자 집안과 사돈을 맺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황제인 천자(天子) 무덤은 ()이라 하고, 제후의 무덤은 () 그리고 공자와 같은 성인의 무덤을 ()이라 한다. 공림(孔林) 공자의 무덤이다. 원래이라 불리는 무덤은 개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공림이고 나머지 하나는 관우(關羽) 모신 관림(關林)이다. 공자는 유교문화의 창시자로 () 대표하고, 관우는 의리와 충절을 지닌 훌륭한 장수로 () 대표한다.

 

공자나 논어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애주가에게 취푸는 남다른 곳이다. 2 넘는 역사를 머금고 있는 공부가주(孔府家酒, 콩푸자주) 때문이다. 술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질 없는 우리에게도 꽤나 알려진 중국의 고량주 , 백주(白酒)이다.

 

현재 공부가주를 생산하고 있는공부가주양조유한공사(公府家酒釀造有限公司)’ 취푸에서 가장 기업 중의 하나로, 공부, 공묘, 공림 등의 관광자원과 더불어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 재원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역사에서 공자는 위대한 스승이자 사상가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간혹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때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평가에 따라 취푸의 인기도 흥할 때가 있고 쇠할 때도 있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 미래의 시대는 처한 환경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기 마련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현인의 사상을 시대정신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활용하는 것은 후대의 몫이다. 오늘도 동서양을 떠나 대동사회(大同社會: 큰 도가 행해지고 모두 하나 되는 사회.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일컫는 말)를 부르짖던 공자의 가르침을 되새기고자 취푸를 찾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관행중국: 인천대>에서 발표해 주었다.

 

 

 ≪(예기)≫ (예운편)에 나오는 말이다. 큰 도가 행해지면 전체 사회가 공정해져서 현명한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이 지도자로 뽑히게 되며 신의가 존중되고 친목이 두터워진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부모도 내 부모와 똑같이 생각하며,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자식도 내 자식과 똑같이 생각한다.

 

늙은이는 여생을 편안히 마치게 되고 젊은이는 각각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에서 활동하게 되며, 어린이들은 곱고 바르게 자라게 되고, 홀아비와 홀어미며 의지할 곳 없고 불구가 된 사람들은 모두 편안히 보호를 받게 된다. 남자는 다 자기 분수에 맞는 일을 하게 되고, 여자들은 다 적당한 곳으로 시집가 살게 된다. 재물과 물건들이 헛되이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을 자기 집에다 감춰 두는 일이 없으며 자기가 직접 노력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이 자기 개인을 위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권모술수와 같은 것이 필요치 않게 되고 도둑이나 불량배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다. 이리하여 집집마다 문을 열어 두고 닫는 일이 없다. 이러한 사회를 가리켜 대동이라 말한다. 위 이야기는 거의 유토피아에 대한 설명이나 다름없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손문)의 (삼민주의) 이론의 (근저)에는 대동사상이 커다란 뿌리를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8.1.10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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