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고사성어, 추천하고픈 글

'이웃효과'와 '보이지 않는 영향력' & 삼인성호(三人成虎)

아판티(阿凡提) 2018. 8. 4. 05:33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란 이처럼 주위에서 오는 압력과 동기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면 뭔가 달라 보이고 솔깃해진다. 운동에 소질 있는 형이 있다면 동생도 자연스레 운동에 입문한다. 어쩌면 형을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할지 모른다

2015년 미국 여자 월드컵 대표 선수 23명 중 17명은 운동선수였던 손위 형제가 있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통계적으로 이런 사례는 무수하게 많다.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나타난 결과다.

 

이위재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중에서(조선일보,2018.6.16)

 

(예병일의 경제노트)

'학군'은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한국도 미국도 그렇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비슷합니다. 사실 한국의 경우 수시 비중이 70~80%로 크게 늘어나면서, 내신에는 불리한 학군 좋은 지역이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 입시에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군의 위력은 건재합니다. 이유는 중고등학생 시절에 주변 친구들이 공부를 열심히하면 자신의 아이도 그 친구들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아직 여전하기 때문이겠지요.

 

주말에 위클리비즈 기사를 보니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라는 개념을 정리한 펜실베이니아대 조나 버거 교수가 소개되었더군요. '학군'도 버거 교수의 이 '보이지 않는 영향력'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기사는 '이웃효과(neighborhood effect)'라는 개념으로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학군의 역할을 설명합니다. 빈민가에 살던 주민들을 주거 환경이 좀 더 나은 지역으로 이사하도록 도왔더니 범죄율과 학업 성취도가 눈에 띄게 나아졌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 사례도 흥미롭습니다. 캠페인을 할 때,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든가 환경 보존에 호소하는 방법은 별로 반향이 없었습니다.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 건 '지역 주민 중 77%가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씁니다. 당신도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를 켜세요'였습니다. '이웃 이야기'가 사람들을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겁니다.

 

'이웃효과(neighborhood effect)' '보이지 않는 영향력' 개념은 삼인성호(三人成虎: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곧이들린다는 비유 )에서 말하듯 인간의 본성의 문제입니다기업이라면 이를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할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의 차원에서는 이런 인간의 심리를 이해해, 이를 활용하거나 거꾸로 이용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등, 현명한 선택을 하는데 참고해야겠습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전국 시대 위()나라 혜왕()은 조()나라와 강화를 맺고 그 증표로서 태자를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게 되었다. 당시에는 흔히 있는 관행이었다. 그러나 귀한 신분인 태자를 타국에 홀로 보낼 수는 없으므로 돌봐 줄 후견인 한 사람을 붙여야 했다. 이때 발탁된 사람이 방총()이란 대신이었다. 이윽고 출발에 앞서 하직 인사를 하게 되었을 때, 방총은 임금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누가 믿겠소.”
“그러면 또 한 사람이 같은 소리를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역시 믿지 않을 거요.”
“만약 세 번째 사람이 똑같은 말을 아뢰면 그때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땐 믿어야겠지.”

이 말을 들은 방총은 한숨을 내쉬고 간곡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은 어린애도 알 만한 상식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 세 사람, 이렇게 전하는 입이 여럿이다 보면 솔깃해서 믿게 됩니다. 예컨대 ‘없는 호랑이를 사람 셋이 만드는 셈’이지요. 신은 이제 태자마마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나거니와, 신의 빈자리에 온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아마도 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여럿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조나라 서울 한단()은 이 대궐에서 저잣거리보다 수천 배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라 신으로서는 변명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쪼록 전하께서는 이 점을 참작해 주십시오.”
“과인의 아들을 맡기면서 어찌 경을 의심하겠소?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니 안심하고 떠나도록 하오.”

그러나 방총이 태자를 모시고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를 헐뜯는 참소가 임금의 귀를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혜왕도 처음에는 일축하고 말았으나, 같은 소리가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자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태자는 볼모의 신세를 면하여 귀국하게 되었지만, 방총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2018.8.4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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