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판티 이야기/나의 일상이야기

리스크를 대비하는 계획과 관찰 & 초미지급( 焦眉之急)

아판티(阿凡提) 2020. 5. 23. 05:59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위험을 자꾸 외면하려 한다. 리스크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골치 아프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 몰라, 몰라. 어떻게 되겠지.'

그 대신 노는 데는 1, 1초를 아껴가며 열심히 계획을 짠다. 온몸이 지쳐 떨어질 만큼 빈틈없이. 그래서 위험은 대비하지 못하고 놀 때도 제대로 놀지 못한다.

그런데 선생은 특이하다 정반대다. 리스크에 대해서는 단 1초도 눈을 떼지 않으려 한다. 그게 설사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든, 항공기처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대상이든 늘 관찰해서 리스크를 감지하려고 한다. 그건 선생의 본능 같은 것인가 보다.(25)

 

박성득,강호의 '백만장자와 함께한 배낭여행' 중에서(큐리어스)

 

(예병일의 경제노트)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이후 모든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습니다. 기업이든 가계든 언제 어느 방향에서 리스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팬데믹 직후 공포에 휩싸였던 국내외 금융시장은 각국의 공격적인 안정대책 시행으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아직 그 끝을 알 수 없는데다 공격적인 금융대책이 가져올 미래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큰 요동 없이 각국의 경제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다행이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포스트 코로나'의 경제와 산업이 기존과 크게 달라진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비즈니스도 어떤 예측하지 못한 충격과 변화의 소용돌이속으로 빨려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위 책을 읽다보니 출판사 국장이었던 저자와 함께 해외배낭여행을 떠난 자수성가 일식집 사장 출신의 주식투자자가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습'이 나오더군요. 15세 때 횟집 보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호텔 일식 주방장과 부산 최대의 일식집 사장을 거쳐 투자자로 큰 재산을 일군 배낭여행 동반자가 본능적으로 리스크에 대해 단 1초도 눈을 떼지 않고 늘 관찰하며 위험을 감지하려 애쓰더라는 겁니다.

 

저자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국내외 여행을 떠날 때는 여행 일정을 꼼꼼히, 열심히 연구하며 계획을 짜지만, 정작 여행보다 훨씬 더 중요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자꾸 외면하려 합니다. 위험을 관찰해 감지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것은 골치가 아픈데다 불안하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리스크들에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계획을 세워놓지 않는 이들이 많습니다.

 

평상시에도 리스크를 대비해야하지만, 지금은 더군다나 코로나19라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초미지급( 焦眉之急: 눈썹에 불이 붙은 것과 같이 매우 위급함을 비유)의 상황입니다. 코로나,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가 우리의 직장과 가정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겪을 가능성이 있는 리스크들은 무엇일지 관찰하고 대비하는 계획을 세워놓아야겠습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눈썹이 타 될 만큼 위급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오등회원(五燈會元)》에 나오는 말이다.

금릉(金陵:지금의 난징)에 있는 장산(莊山)의 불혜선사(佛慧禪師)는 만년에 대상국지해선사의 주지로 임명되었다. 그러자, 그는 중들에게 "주지로 가는 것이 옳겠는가 그냥 이곳에 있는 것이 옳겠는가?"라고 물었다. 즉, 수도를 할 것인지 출세를 도모할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불혜선사는 붓을 들어 명리(名利)를 초탈한 경지를 게(偈)로 쓴 다음 앉은 채로 세상을 떠났다.

이 불혜선사가 살아 있을 때의 일이다. 중들로부터 '어느 것이 가장 급박한 글귀가 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선사는 "불이 눈썹을 태우는 것[火燒眉毛]이다"라고 대답했다. 이 '화소미모(火燒眉毛)'가 '소미지급(燒眉之急)'이 되고, 소미지급이 변해서 '초미지급'이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말로 '연미지급(燃眉之急)'이 있으며, '초미(焦眉)'만으로도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2020.5.23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