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고사성어, 추천하고픈 글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23.공갈(恐喝)과 협박(脅迫)

아판티(阿凡提) 2013. 11. 14. 05:13

중국어의 뿌리가 한자(漢字)입니다. 따라서 한자를 알면 중국어도 익히기 쉽죠. 둘을 동시에 배우는 기획을 하신 분이 중앙일보 유광종 기자입니다.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시도이죠. 한자로 이뤄진 단어에 재미난 칼럼과 중국어 단어와 숙어, 성어(成語) 등을 싣고 설명을 곁들입니다. 중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우리 <중국금융 산책>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여겨지는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연속하여 소개합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은 중앙일보 내용을 그대로 따온 것입니다. 훌륭한 기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10월1일 '국군의 날'을 맞아 보무도 당당하게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해병대의 모습이다. <국방부 홈페이지>

 

 

공갈과 협박-. 자주 듣는 말이죠. 공갈협박에 관한 형사법 상의 죄목까지 있으니, 우리에게는 그리 먼 용어가 아닙니다. 두려움의 의미를 지닌 공(恐)과 꾸짖다, 소리치다 등의 새김인 갈(喝)이 뭉쳐 ‘공갈’을 이루죠. 남의 재물을 강제로 빼앗는 강도(强盜)에 조금 못 미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겨드랑이에서 갈비뼈인 늑골, 때로는 허리 위까지를 가리키는 글자가 협(脅)이죠. 일찌감치 ‘위협하다’는 뜻을 획득했습니다. 그곳을 겨냥해 다가서며 압박하는 행위가 박(迫)입니다. 따라서 협박은 위협적인 행동이나 발언 등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짓입니다.

 

공갈은 속이 텅 빈 빵을 일컬을 때처럼 ‘공갈빵’이라는 단어로도 쓰이죠. 시정잡배, 또는 시쳇말로 자주 쓰이는 양아치 식의 공갈이 자주 행해지다 보면 그런 행위와 언동 등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는 곧 드러납니다. 그래서 속이 텅 빈 놈들의 텅 빈 행위나 언동을 가끔씩 빌 공(空)자를 써서 ‘空喝’로 표현키도 하죠. ‘공갈빵’은 속 빈 강정, 허장성세(虛張聲勢)의 또 다른 표현이겠습니다.

 

문제는 ‘협박’이죠. 왜 겨드랑이 밑을 가리키는 글자가 쓰였을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죠. 겨드랑이와 그 밑 늑골은 인체의 급소(急所)에 해당합니다. 이곳에 타격이 가해지면 인체는 치명적인 해를 입죠. 아울러 겨드랑이 밑을 남에게 내준다고 생각해 보죠. 또 범인을 연행할 때 형사가 범인의 겨드랑이를 먼저 잡는 장면을 생각하면 답은 금세 나옵니다.

 

이는 인체의 긴요한 곳 중의 하나입니다. 이곳을 남에게 내준다면 행동거지가 부자유스러울 뿐 아니라, 자칫 잘못 하면 생명까지 내줘야 합니다. 칼이나 창 등으로 그곳을 노리는 상대가 있다면 더더욱 위험하죠. 그곳을 겨누며 두려움을 자극하는 행위가 곧 ‘협박’인 셈입니다.

 

형사법 상의 해석으로는 공갈이 협박보다 더 큰 범죄의 요소를 지니고 있죠. 협박은 그에 다소 못 미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법률적인 해석이죠. 당하는 입장에서는 둘 다 결코 유쾌한 일일 수 없습니다.

 

북한의 김씨 왕조가 뱉어내는 공갈과 협박이 끊이지 않고 있죠. 한국과 미국이 방어를 위한 합동 군사훈련에 나선 요즘 ‘총공격 대기령’을 발동하며 역시 공갈과 협박에 나섰습니다. 핵개발에 나선 뒤에는 그런 행태가 더 자주 보이죠. 恐喝이려니 하면서 듣다가, 때로는 空喝로 들립니다. 급기야 이제는 그 횟수가 지나칠 정도로 많아져 아예 드러내 놓고 그 짓을 벌인다는 뜻에서 ‘公喝’이라는 표현도 떠올려 봅니다.

 

공갈빵처럼 겉이 부풀려진 작태라는 생각도 들지만, 국민 굶기면서도 강행한 핵개발 흔적 때문에 우리의 ‘옆구리’가 시려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죠. 그 공갈과 협박에 겁먹지 않고 ‘오냐 덤빌 테면 덤벼라’며 자신감 있게 나서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답은 아주 뻔합니다. 스스로 강해지는 일 말고는 달리 길이 없습니다.

 

2013.11.14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