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고사성어, 추천하고픈 글

'말 위에 00’에 열광하는 중국

아판티(阿凡提) 2014. 3. 23. 05:09

중국에서 살게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마상(馬上)’입니다. 말 馬에 위 上, 한자 그대로 번역하면 '말 위에'라는 뜻입니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듣습니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중국 당나라 때 총애를 받는 한 후비가 남방 지역 출신이었습니다. 이 후비는 자신의 고향에서 나는 차를 무척 즐겼습니다. 하지만 당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인 말을 이용해 운송해도 서북방인 시안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후비는 ‘왜 이렇게 차가 빨리 안오냐고’ 밑의 사람들에게 짜증을 자주 부렸습니다.

그럼 아랫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마상, 마상”. 즉, “말에 실려 있어요. 말 위에.” 오는 중이니 기다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애초 ‘마상’이라는 단어는 '5분이나 10분'처럼 정해진 시간의 길이가 없었죠. 그러니 성격 급한 한국인들이 ‘마상’이라고 해놓고 왜 아직도 일이 이뤄지지 않았냐고 따지면 중국인들은 그저 어이없어 할 뿐입니다. 올해 '말띠 해'를 맞아 '마상'이라는 부사는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마상체(馬上體)'라는 새로운 유행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말 중국 한 누리꾼이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 ‘마상유첸(馬上有錢)’이라는 문구와 함께 말 인형 위에 지폐를 올려놓은 모습의 사진을 게시했었죠. 글자 그대로 보면 ‘말 위의 돈’이지만 ‘금방 돈이 생길거야’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박이 났습니다. 웨이보에서만 2억 번의 리트윗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2014년 새해 인사는 ‘마상유첸’이 대세가 됐습니다.

 

'말 위에 00에 열광하는 중국'이라는 아래 글은 SBS중국특파원이 발표한 글입니다. 아판티의 중국 생활 10년 중 가장 많이 들은 말도 '마상'일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마상’은 ‘금방’이라는 뜻입니다만, 어원으로 보면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죠. ‘짧은 시간’이라기 보다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뜻이 더 강합니다. 중국인들의 ‘마상’ 열풍에도 그런 함의가 있다고 보입니다. ‘금방 온다’는 것보다는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온다’는 강한 기대일 것입니다.

 

2014.3.2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말 위에 00’에 열광하는 중국(140228, 특파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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