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일본 고베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협상이 개최되었다. 16개국에서 참가한 700여 명의 교섭관이 상품,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법률제도, 전자상거래, 원산지, 무역원활화 등 12개 분야에서 논의하였다.
RCEP은 ASEAN 10개국에 동북아 및 대양주 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FTA로 역내 인구가 세계 인구의 49%에 해당하는 35억 명, GDP는 전 세계의 약 31%인 22조 달러, 교역 총액 역시 전 세계의 약 29%인 9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TPP 무산에 더해 일-EU EPA 협상 난항으로 RCEP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2013년 일본재흥전략에서 2018년까지 교역 액 중 FTA 체결국과 교역 비율을 70%까지 높이겠다고 규정했으나 TPP 무산으로 목표 달성에 타격이 있는 실정 이다.
2014년 기준 한국 교역액 중 FTA 체결국과의 교역 비율은 67.3%임. 반면 일본은 TPP까지 포함시킬 경우 이 비율은 37.2%까지 상승하나 TPP 무산으로 22.3%에 그치고 있다. 참고로 2016년 6월 기준 일본은 20개국과 16개 EPA 협상을 체결, 발효된 상황이다.
RCEP의 자유화 수준은 아세안+1FTA를 상당 정도 개선하는 수준이나 협상 참여국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세안+1FTA 중 아세안-인도 FTA(AIFTA)의 자유화율은 70%대로 낮아 자유화율이 95%인 TPP에 비해서는 수준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가국 중 인도와 중국은 자유화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도 되고 있다.
RCEP은 글로벌 생산거점인 중국, 동남아, 인도가 참여하여 생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광역 FTA로, 일본 기업의 서플라이 체인 구축을 위해 중요하다. 즉,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국내시장 축소에 대응하고 아시아 지역 성장을 활용하기 위해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과 효율적 국제 분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RCEP는 각국이 조속한 타결을 위해 협상을 최대한 가속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공유하는 상황이나 타결 시기는 불투명하다. 참여국 간 격차가 워낙 크고 자유화 수준에 대한 입장도 다양하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협상 타결 시 안정적인 교역투자 기반 확보 및 동아시아 생산 네트워크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우리 기업도 호의불결(狐疑不決:'여우는 의심이 많아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에 대하여 의심하여 머뭇거리고 결행 하지 못하는 것을 비유)의 우를 범하지 말고 이에 잘 대응해야 한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붙임자료는 코트라에서 발표해 주었다.
호의미결(狐疑未決)이라고도 한다. 호의(狐疑)란 여우가 본래 귀가 밝고 의심이 많은 동물인 데서 비롯된 말이다. 진(晉)나라 때 곽연생(郭緣生)이 지은 《술정기(述征記)》에 따르면, 황하(黃河)의 나루터인 맹진(盟津)과 하진(河津)은 겨울에 강이 얼면 얼음의 두께가 몇 장(丈)이나 되어 수레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얼음이 얼기 시작할 때는 섣불리 건너지 못하고 여우를 먼저 건너가게 하였다. 여우는 귀가 밝아서 얼음 밑에서 물소리가 나면 가다 말고 되돌아왔다. 여우가 무사히 강을 다 건너가면 사람들이 비로소 안심하고 수레를 출발하였다고 한다.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은 〈이소(離騷)〉에서 "머뭇거리고 여우처럼 의심하는 내 마음이여, 스스로 가고파도 갈 수가 없네(心猶豫而狐疑兮, 欲自適而不可)"라고 읊었다. 또 《후한서(後漢書)》의 〈유표전(劉表傳)〉에 따르면, 원소(袁紹)가 조조(曺操)와 대치하고 있을 때 유표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이때, 유표는 여우처럼 의심하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한숭(韓嵩)을 조조에게 보내어 허와 실을 살피도록 하였다(表狐疑不斷, 乃遣嵩詣操, 觀望虛實). 여기서 유래하여 호의불결은 의심이 많아서 어떤 일을 결행하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
2017.3.31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TPP 무산으로 RCEP에 주목하는 일본(170310, 코트라).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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