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熊&기타국 이해하기/한국 정치,경제,금융

대선과 미래세대로 빚 떠넘기기 &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아판티(阿凡提) 2017. 4. 22. 05:03

정치시스템과 경제운용의 방향도 미래세대를 염두에 두고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결정 과정에 미래세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사회적 시스템을 새로이 정립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제운용에 있어서도 자원이 현세대와 미래세대간에 적절히 균형있게 배분될 수 있도록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191)

 

이철환의 '양극화와 갈등 그리고 행복' 중에서(다락방

 

대선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오늘자 중앙일보 1면 톱은 '트럼프발 안보 대선'이라는 표현을 썼더군요. 안보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중요 하고 민감한 핵심 이슈이지요.

 

안보에 이어 우리가 대선에서 주목해야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세대간 균형' 입니다. 대선 후보들은 손쉽게 세금을 쏟아부어 당장 유권자들에게 무엇이든 이득을 주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 연금제도 개혁 등 당장은 인기가 없을 결정은 최대한 미루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전자는 적극적인 의미의, 후자는 소극적인 의미의 '세대간 균형' 원칙 파괴행위가 됩니다. 자녀나 손주 세대에 빚을 지우면서 그 돈을 지금 세대가 써버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빠르게 고령사회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인구구조상 유년,청년층 보다 중년,고령층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00년에 7.2% 넘어서면서 '고령화사회'가 되었고, 내년에는 14%를 넘어서 '고령사회', 그리고 2025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년과 고령층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지는 정치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이 책의 저자가 정책결정 과정에 미래세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사회적 시스템을 새로이 정립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더. 동의합니다. 한정된 우리의 자원은 지금의 세대와 미래의 세대간에 적절히 균형 있게 배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이번 대선에서부터 어느 후보가 자신의 당선만을 생각하면서 자녀와 손주 등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세대간의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두 사물이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정책을 주장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골라낼 필요가 있습니다이 내용은 대선을 앞두고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초사)≫ (칠간)의 (자비)에 나오는 말이다. ≪(초사)≫는 (굴원)의 작품과 후대 사람들이 굴원을 위해 지은 작품들을 수록해 놓은 책이다. 빙탄불상용이라는 말이 나오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얼음과 숯이 서로 같이할 수 없음이여 내 처음부터 목숨이 같지 못한 것을 알았노라. 홀로 고생하다 죽어 낙이 없음이여 내 나이를 다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노라. 빙탄불가이상병혜 오고지호명지부장 애독고사지무락혜 석여년지미앙 굴원은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나라를 위하고 임금을 위하는 일편단심을 안은 채 멀리 고향을 떠나 귀양살이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자신을 모함하는 간신들과 나라를 사랑하는 자신은 성질상 얼음과 숯이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다. 자신은 목숨이 길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마저 다 살지 못하고 객지에서 죽어 갈 생각을 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결국 굴원은 멱라수에 몸을 던져 물고기 배 속에 장사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어복충혼)’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성질이 정반대여서 도저히 서로 융합될 수 없는 사이를 ‘(빙탄간)’이라고 한다. 빙탄상용이라는 말도 많이 쓰인다.

 

 

 

2017.4.2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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