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가체제인 중국의 최고지도부는 중국공산당의 최고지도부이다. 개혁이후 중국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있으며 집단지도체제에서 최고지도부는 당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최고지도부 구성은 결국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구성과 교체를 규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중국 최고지도부의 교체와 구성은 공식 비공식을 포함하는 제도적 규범과, 파벌 또는 후견 등 비공식적 요인에 의하여 규정된다. 제도적 규범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임기제도, 연령규정, 지도부의 연령구성, 상무위원의 수, 간부 승진 규범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규범은 서로 성격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규범의 구체적 적용은 시기에 따라 가변적이다.
파벌이나 후견 등 비공식적 요인과 관련하여서는 시진핑의 영향력과 간부들의 세력관계뿐만 아니라 후진타오와 장쩌민과 같은 퇴직한 원로들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파벌과 후견과 같은 비공식적 요인은 중국의 정치 세력 구성과 교체를 설명하는 가장 일반적인 요인이지만 대부분 추정이나 흘러 다니는 이야기에 근거한 것으로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19차 당 대회에서 지도부 교체와 관련한 핵심적인 변수는 첫째, 왕치산의 유임여부, 둘째, 천민얼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여부, 셋째 정치국 상무위원 수의 변동여부이다. 그것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기본적으로 규정과 관례에 따라 현임 정치국 위원 중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과거 장쩌민 시기 당 대회 전 홍콩의 언론에 정치국 상무위원 명단이 나돌자 장쩌민이 나도 모르는데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는 우스갯소리는 현재에도 유의미하다. 그것은 중국공산당에서도 승계가 그 나름의 제도화·규범화되었으며, 구체적인 승계는 그러한 제도적 요인과 비공식적 요인이 결합되어 결정된다는 것과 관련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지도부 집단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 선출되지만 구체적인 조합은 마지막까지 가변적이며 암중모색(暗中摸索: 어둠 속에서 더듬어 찾다는 말로 어림짐작으로 무엇을 찾거나 알아낸다는 뜻)을 계속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9차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을 선출한 후 중앙위원회에서 선출된 새로운 지도부가 공개될 때까지 새로운 지도부의 구성은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인천대에서 발표해 주었습니다.
《수당가화(隨唐佳話)》에 나오는 말이다. 당나라 때 허경종(許敬宗)이란 학자가 있었다. 그는 대대로 벼슬을 한 명문가의 후손으로 후에 재상까지 역임한 인물이었으나 건망증이 심하여 사람을 여러 번 만나도 그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그의 건망증을 꼬집어 이렇게 말했다. "학문은 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혹시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오?" 이 말에 허경종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대들과 같은 사람들의 얼굴이야 기억하기 어렵지만, 하손(何遜)·유효작(劉孝綽)·심약(沈約) 같은 문단의 대가들을 만난다면 어둠 속에서라도 더듬어 찾아 기억할 수 있소(如暗中摸索可記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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