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미국의 대내외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전환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국 우선주의와 실용주의가 기본 원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하다. 권위주의를 강화하며 집권 2기에 들어가는 중국 시진핑 정부와는 G2로서 새로운 관계 설정이 불가피하다. 국제정치와 외교에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어떤 양상이 될 것인가? 상호의존적인 양국 경제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그 영향은 고스란히 한국으로 밀려들 것이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미·중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본래 이 경쟁은 군사력이 아닌 경제로 판가름나게 돼 있다. 그 배경은 근래 중국이 추진해 온 ‘대국굴기’의 패턴에 있다. 헨리 키신저의 말처럼 오늘날 중국은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으로 부상 중이다.
실크로드가 말해주듯 전통적으로 중국은 상업국가다. 서양 역사가 보여주는 로마·영국·미국의 발전 모멘텀처럼 전쟁으로 번영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G2 시대 세계질서의 큰 흐름은 시장 중심이다. 군사력이 중심이던 냉전시대와 다르다(일부 분쟁 지역들은 곁가지다).
글로벌 밸류 체인 네트워크가 이들 양국을 축으로 협력과 경쟁으로 촘촘하게 엮여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미·중 양국은 상호 이익을 도모하며 현란하고 복잡한 글로벌 게임을 벌여 왔다. 흔히 양국이 협력과 갈등을 벌인다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협력이 대전제이고 갈등은 조정한다. 그들은 글로벌화의 최대 공동 수혜국들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경제발전을 지속 중이며, 미국은 여전히 최강의 위치를 지켜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럼프가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 체제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중국 정부를 지지해 왔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이 시장에서 상품을 선택하다 보면 지도자도 선택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는 빗나갔다. 오히려 베이징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중국식 시장경제 모델을 확립해 나가며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워싱턴 컨센서스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중국 대륙을 관리하고 싶은 미국의 오랜 미련이 한발 더 멀어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와 이를 지원할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다. 모두 글로벌 전략이다. 21세기형 ‘육·해상 복합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건설해 과거 중화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세계은행과 IMF를 앞세워 미국이 주도해 온 국제 금융질서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인 셈이다.
트럼프 시대에 전개될 미·중 관계의 변화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국에는 당연히 거친 파도가 밀어 닥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감안하면 잘못을 최소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배수지진(背水之陣:'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물러설 곳 없이 목숨을 걸고 싸움에 임하는 각오를 말함) 국력을 종합적으로 집중할 때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해 주었다.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실린 고사성어로, 한(漢)나라 고조(高祖)가 제위에 오르기 2년 전, 한군을 이끌고 있던 한신(韓信)은 위(魏)를 격파한 여세를 몰아 조(趙)로 진격했다. |
2017.9.1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트럼프 시대, 新 미·중 관계를 진단하다(170804, 포스코경영연구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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