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 이야기/중국 주식

중국증시 커촹반이 뭐길래…& 고굉지신(股肱之臣)

아판티(阿凡提) 2019. 6. 25. 05:15


A라는 회사는 2015년 중국 저장성에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이다. 그동안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매년 매출의 1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전기차 관련 특허만 수십개다. 벤처투자자들은 A라는 회사 가치를 20억 위안( 3310억원) 이상으로 매기고 있다. 하지만 A 회사는 아직 흑자 전환엔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누가봐도 성장 잠재력이 커보이는 A 회사엔 그동안 중국 증시에 상장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A 회사도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 바로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을 통해서다. 중국은 커촹반을 통해 A 회사 같은 혁신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중국엔 이미 상하이, 선전 메인보드를 비롯, 선전 거래소엔 중소기업 전용증시 중소판(中小板), 벤처기업 전용증시 창업판(創業板)이 개설돼 있다. 그런데도 중국이 또 다시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 증시인 커촹반을 만드는 데 속도를 내는 이유는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데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미래 경제 성장동력인 혁신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커촹반을 통해 미래 혁신 기업들이 자금 조달 채널을 한층 더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기업 상장 문턱도 대폭 낮췄다. 커촹반은 정보통신(IT), 첨단제조장비, 신소재, 신에너지, 환경보호, 바이오제약 등 하이테크 산업이나 전략적 신흥산업에 종사하는 고굉지신(股肱之臣:다리와 팔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믿고 중하게 여기는 신하라는 말 )의 기업이면 아직 흑자를 내지 못했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 순익이나 매출이 적더라도 연구개발(R&A) 투자를 많이 하거나, 우수한 기술력이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상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기존 중국 증시가 최소 1년 이상 순익을 낸 기업에만 상장을 허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아주경제>의 기사내용을 옮겨온 것이다.




서경()》〈익직편()〉에 보인다. 어진 황제로 잘 알려진 순()임금이 어느 날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과 같은 신하들은 짐의 팔과 다리요 눈과 귀로 내가 백성들을 위해 돕고자 하니 그대들이 대신해 달라[ ]." 이어서 "나에게 만약 어긋남이 있을 때는 그대들이 나를 보살피며 규정()해 달라. 내 앞에서 순종하는 척하다가 물러간 후에 이러쿵저러쿵 쓸데없는 말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직접 충고해 달라. 또한 좌우의 동료들과 서로 공격하며 예의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라. 관리들은 백성들의 참뜻을 나에게 전하는 것이 임무이므로 올바른 이치를 천하에 선양토록 할 것이며, 잘못을 뉘우치는 자가 있으면 관직에 등용하고, 그렇지 못한 자에게 철퇴()를 가해 나라의 위엄을 보이도록 하라."

순임금이 성군이 되는 데는 신하들의 보좌가 필요했고, 나라가 잘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준수, 인애()와 형벌의 병행이 필요했던 것이다. 같은 뜻의 고장지신(;다리와 손바닥 같은 신하)이라는 말이 있고, 비슷한 말에 주석지신(;나라를 떠바치는 중심이 되는 신하)과 사직지신(:나라의 안위를 맡은 중신)이 있다. '고굉지신'을 줄여서 '고굉'이라고도 한다. 


2019.6.25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증시 커촹반이 뭐길래(190219, 아주경제).docx





중국증시 커촹반이 뭐길래(190219, 아주경제).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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