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 이야기/중국 금융시장

중국 금융위기의 뇌관, ‘그림자금융’ 주의보

아판티(阿凡提) 2014. 5. 17. 06:39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 전의 일로 기억됩니다. 담당 구청으로부터 도로 및 조경공사에 대한 공사를 독점적으로 수주 받은 기업에 약 2억 인민폐(한화 350억원) 가량의 대출을 진행해 줄 수 있는냐는 문의를 받았죠. 한국이라면 다수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찰에 의해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 기성에 따라 지방정부에서 자금을 집행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의가 다소 의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출희망 기업 실무자와의 접촉을 통해서도 궁금증은 가중되어 가기만 했죠. 대출금 기간은 약 3년으로 연이율 20%정도까지의 금리를 수용할테니 신용여신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시장금리가 6%대 였던것을 감안하면 귀를 의심할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이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 제안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중국계 은행 직원에게 중국 지방정부는 지방채 발행 등으로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방식을 통해 출자한 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대출을 받아 재정을 충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 글은 아판티가 근무하던 중국 기업은행의 우한분행 부행장(정성현)이 코트라에 기고한 그림자금융 관련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그림자금융은 주로 아래의 3가지 경로를 통해 시장에 유입되죠.
① 위탁대출
기업 간 대출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중국에서 계열사 간 자금거래나 상거래에서 상품판매자가 상품매입자에게 신용을 공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던 거래였으나,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10년말) 이후 저금리(6%)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우량기업이 대출이 어려워진 부동산 개발업자 등에게 고금리(20%)로 위탁 대출해주며 성행하게 됨. 이러한 금융방식은 채무기업이 채무불이행을 하는 경우, 위탁대출 자금을 제공한 우량기업에게까지 손실이 확산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


② 자산관리상품 (WMP : Wealth Management Products)
자산관리상품은 은행 예금금리(3%)에 비해 높은 수익률(평균 5%~10%)로 인해 기업과 개인의 재테크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급속하게 성장하였으며,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3월말 은행 WMP 잔고는 8조 2,000억 위안(약 1,435조 원)에 달함. 자산관리상품은 단기로(판매되는 상품 중 50% 이상이 3개월
미만 상품) 자금을 조달받아 장기로 부동산 인프라 투자 등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어 유동성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

 

③ 은행인수어음 (BA : Banker's Acceptance Bill)
홍콩은행이 신용장(L/C)을 근거로 발행된 중국 수출회사의 환어음을 인수하고 그 수출대금을 지급 받아(할인율 연 2%) 수출회사는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한 후 단기자금시장에 투자(연 4%이상 수익)하는 방식임. 이러한 은행인수어음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관리할 수 없는 자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러한 자금의 상당수가 그림자금융을 통해 지방정부나 중소기업으로 유입됨.

 

최근 이러한 그림자금융과 관련한 우려가 일부 현실로 나타나고 있죠. 작년 말에 중성신탁(中誠信託)이 발행하고 공상은행이 대리 판매한 자산관리상품(WMP) 30억 위안과 올해 초에 길림신탁(吉林信託)이 발행하고 건설은행이 대리 판매한 자산관리상품 10억 위안이 지급불능에 빠진 바 있습니다.

 

중국 경제를 뒤흔들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그림자금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국 파트너 기업의 자금 현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2014.5.17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 금융위기의 뇌관, ‘그림자금융’ 주의보(140411, 코트라).pdf

 

953

중국 금융위기의 뇌관, ‘그림자금융’ 주의보(140411, 코트라).pdf
0.09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