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판티 이야기/강의, 출연, 세미나

차이나타운의 가라오케에서 실시된 중간고사

아판티(阿凡提) 2014. 11. 22. 05:51

               (가라오케에서 시험을 마친 고려대 고급정책과정 학생들과 함께)

 

지난 11.18일(화)오후 4시30분, 대림동에 있는 차이나타운의 한 가라오케에서는 1 시간 30분동안 중국 노래 '朋友(친구)'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죠. 학교의 교실에서 치루어야 할 중간고사가 가라오케에서 실시되고 있었죠. 한 곡의 노래만이 계속 흘러나오니 그 곳 주인도 의아해 했습니다.  

 

금번 학기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국부동산제도와 금융'과목은 아판티가 담당하고 있죠. 이 과목의 수강생은 동교 정책대학원의 국토공기업 고급정책과정의 학생들이지요. 대부분 나이 50을 넘어선 학생들인지라 딱딱한 교실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죠. 당연히 학습에 임하는 자세도 젊은 학생들과는 다르죠.   

 

학기 초, 아판티는 수강생들에게 이렇게 약속했었죠. "제가 이번 학기에 가르칠 내용은 중국의 부동산제도와 금융과목 이지만, 여러분에게 중국의 문화를 좀 더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 중간고사는 중국 노래 '朋友(친구)'를 부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늙은(?) 학생들은 교실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노래 연습에 훨씬 많은 관심과 열정을 보였었죠. 이들은 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에서 1년 동안 고려대로 교육파견나온 학생들이랍니다. 직장에서는 부장 혹은 처장급의 높은 분들이죠. 10월 중순에 치루어야 할 중간고사가 이렇게 늦어진 것도 그들의 노래 수준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를 기다린 때문입니다.

 

아판티가 학교에서 거리가 먼 대림동의 가라오케를 중간고사 장소로 택한 이유는 그 곳에 있는 차이나타운의 향기를 학생들이 느끼게끔 하고 싶었던 때문이죠.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이 발음만 외워서 중국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사에는 제법 감정까지 실리곤 했답니다. 대성공이었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난 그들의 얼굴도 달덩이처럼 환해졌습니다. 

 

시험(?)을 치른 후 우리는 이웃에 위치한 중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죠. 원탁 테이블이 있는 식당이었습니다. 이는 교실에서 배운 중국의 음식과 식탁 문화를 그 곳에서 실습하고 싶었던 때문이죠. 중국 술(백주)도 꽤나 마셨습니다. 그들은 다음달 2일이면 직장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두 번의 강의만 남았습니다. 과정을 마치고 난 후의 그들이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데 아판티의 강의가 도움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2014.11.2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