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사회

베이징 출퇴근전쟁 종결자

아판티(阿凡提) 2015. 8. 24. 05:27

베이징시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40km 떨어진 ‘베드타운’ 창핑구에서는 매일 아침 출근 전쟁이 어김없이 반복된다. 베이징 도심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워낙 많지만 창핑구의 대중교통이 상당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승객들이 탈 자리가 없어 버스가 정거장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고, 간신히 버스를 탄다고 해도 1시간 이상 만원 버스 속에서 시달려야 한다.

 

그만큼 베이징 외곽에서 도심으로 출퇴근하기 위한 공공버스 노선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지하철 같은 교통 수단도 2~3번씩 환승해야 하는 등 이용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지하철은 버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로 붐빈다. 승용차가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출퇴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지난달 희소식이 하나 날아 들었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다처가 베이징 외곽의 베드타운들과 베이징 도심 곳곳을 연결하는 출퇴근 버스인 ‘디디버스’를 선보인 것이다. 디디다처는 중국 최대 택시 앱 서비스로 시작해 카풀과 콜택시, 대리운전에 이어 출퇴근 버스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기업인 우버와 달리 토종 중국 업체여서 사람들의 거부감도 거의 없다.

 

디디버스는 무엇보다 예약과 이용이 간편하다. 중국의 카톡으로 불리는 위챗에서 자신이 원하는 노선을 사전 예약하고, 해당 장소에 가서 버스를 타기만 하면 된다. 특히 주요 베드타운과 도심을 최단 거리로 운행하기 때문에 수 십 개 정류장을 거쳐야 하는 공공버스보다 한결 편리하다.

 

일례로 베이징 남동부의 베드타운인 궈위엔에서 베이징 동부의 업무빌딩 밀집지역인 주센치아오까지 가는 노선은 궈위엔 일대 5개 정거장을 거친 후 곧바로 통옌고속도로를 타고 주센차이오까지 내달린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최단 코스로만 이동한다.

 

디디버스 서비스가 시작된 지 3주 정도 지났지만 벌써 베이징에서만 33개 노선이 동서남북의 베드타운들과 주요 도심을 연결하고 있다. 중국 남부 선전시에서도 10개 노선이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디디다처는 앞으로 한 두달 내에 이들 도시에서 수 백 개 이상으로 운행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노선 운행을 직접 요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의 수익모델은 무엇일까. 디디다처는 당장은 1펀의 요금만 받고 있지만 앞으로 요금을 최대 13위안으로 올릴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운임이 수익모델의 주축이다. 디디버스는 대부분 여행사나 차량 리스업체 소유로 주말 근거리 여행용으로 많이 활용됐던 차량들이다. 어차피 주중에는 세워져 있는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디디버스는 물론 차량 소유주 입장에서도 잃을 게 없는 장사다. 앞으로 승객이 더 늘면 차량 광고는 물론 어플리케이션 광고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시장도 택시 앱이나 민간 차량 콜택시가 겪었던 법적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도 언제든지 이 시장에 철퇴를 가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중국 대중교통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형편없이 부족하다.

 

디디버스의 모회사인 디디콰이디의 변신이 놀랍다. 일반적으로 덩치가 크면 행동은 굼뜨는 법인데 덩치 큰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요즘 중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1970년대 이전의 중국 식당 시스템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내로라하는 식당은 모두 국영체제로 운영됐지만 중국의 개혁과 개방이 급속하게 추진되면서 그 많던 국영식당들은 모두 민간의 손으로 넘어갔거나 문을 닫아야 했다. 아래 자료(p41~43)는 코트라 한국기업지원센타에서 발표한 자료를 옮겨온 것이다.

 

2015.8.24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베이징 출퇴근전쟁 종결자(150820, 코트라).pdf

 

1287

베이징 출퇴근전쟁 종결자(150820, 코트라).pdf
0.9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