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기타

중국에서 사업하기: 통찰과 관찰의 힘

아판티(阿凡提) 2016. 1. 20. 05:13

업무상 기회로 시안과 쑤저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벤처회사의 중국인 경영자와 식사를 하면서 회사의 성장사와 중국인 직원을 다룬 경험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그는 중국내 선두권의 의료진단장비를 파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자신은 항저우 사람인데 시안에서 경영을 하면서 직원들을 부리는 지리공간적, 문화적 지각능력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했다. 회사가 자그마할 때부터 직원들과 동고동락을 하면서 회사를 키워왔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례를 이야기해주었다. 그가 고용한 직원들 중 항저우, 상하이, 강소성 지역의 직원들은 가르쳐준 대로 조립하는가 하면, 시안의 직원들은 창의성은 뛰어나지만 매뉴얼대로 하지 않고 좀 더 편안한 방법을 고안해서 멋대로 하더라는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일하려는 특성이 있는 것인데, 이것이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한 공장에만 수십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팍스콘의 경우, 같은 공장이라도 서부 내륙지역에 있는 공장보다 상하이나 강소성에 있는 공장을 두는 것이 출하된 제품의 내구성과 품질이 나았을 것이라고 한다. 임금이 비싸도 외국과 일찍이 교류를 해왔던 지역에서 자란 직원들이 원칙에 순응하고 매뉴얼대로 일하는 특성을 보여, 미세한 차이를 만드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수작업에서 품질관리가 용이했을 것이라고 한다. 직원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더라도 경영자가 제시한 매뉴얼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에 순응하여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직원들의 성향이 작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였다.

 

자신의 작은 벤처회사처럼 지역에 따라 고객이나 직원들 관리방식을 다르게 접근하려고 고민하고 일상경영에 반영하려고 하는 습관과 노력은 외국기업에서는 흉내내기 힘든 중국인 사장의 능력이라고 했다. 필자는 그와의 대화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만큼 중국 상인, 즉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온저우 상인, 휘상, 진상 등의 지역적·문화적 유전인자와 기질적인 차이들이 기업경영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를 심도 있게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에서 기업경영을 하는 외국인 기업들은 이러한 측면들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지역적·문화적 공간지각 능력을 기르도록 노력해볼 만하다. 이러한 능력은 시대와 공간을 아울러 성공과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여러 다른 기업들의 사례들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세심하게 비교분석하는 관찰과 통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중심에 둔 끊임없는 관찰의 힘은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게 해주고, 통찰의 힘은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기업과 기업가들도 중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끼고 중국인과 숨 쉬고 다가가도록 하자.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고 상품과 서비스에 마음을 담아 고객에 가치 있게 전달한다면 100년이 지나서도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회사라면 이 넓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배우고 깊이 교류해갈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별 소비자와 상인의 특성을 설명해가면서 중국 현지 사업 성공 스토리를 적어나가는 필자(김동언 회계사)내공이 여간 아니다. 현지에서 10여년을 지낸 아판티도 흉내내기가 쉽지 않은 반가운 글이다. 우리 <중국금융 산책>가족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6.1.20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에서 사업하기,통찰과관찰의힘(160101, 김동언회계사).docx

 

1401

중국에서 사업하기,통찰과관찰의힘(160101, 김동언회계사).docx
0.1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