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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으로 몸살 앓는 중국…공산당 권력마저 위협한다 & 요원지화(燎原之火)

아판티(阿凡提) 2016. 6. 25. 06:22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며 각국의 구조조정 바람이 무섭다. 우리는 조선업계가 비상이다. 중국도 고통스럽다. 석탄과 철강 분야에서만 180만 명을 해고하는 등 감원 태풍이 분다. 이에 노동자는 파업과 시위로 맞선다.

 

주목할 건 시위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보다 조직적으로 전개돼 중국 공산당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는 파업의 주역이 달라진 데 기인한다. ‘신세대 농민공(農民工)’으로 불리는 이들에 의해서다.

 

전진! 전진! 전진! 우리의 대오는 태양을 향한다우리는 공농(工農)의 자제, 우리는 인민의 무장, 두려움 없이 절대 굴복하지 않고….” 이는 중국의 조선족 작곡가 정율성이 1939년 작곡한팔로군 행진곡(八路軍行進曲)’의 가사 일부다. 65년부터는 중국인민 해방군 군가가 됐다. 한데 현재는 중국의 노동자 시위 현장에서 곧잘 들을 수 있다. 파업 에 나선 노동자들이 투쟁의 노래로 애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중국에서 벌어진 노동자의 파업이나 시위 건수는 185. 이틀에 한 번꼴이었다. 그러던 게 불과 4년 만인 지난해엔 무려 15배 가까운 2726건으로 껑충 뛰었다. 이젠 하루에 7~8건의 시위가 터진다. 올해도 그 증가세는 멈출 줄 모른다. 지난달 1일 노동절까지 이미 1000건을 돌파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경기 둔화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는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위, 특히 외자기업에서 전개되는 시위는 다르다. 정교해졌다. 중국 정부가 껄끄러워하는 정치성은 되도록 배제한 채 임금이나 복지 등 기본권 보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공동체 생활 및 문화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연대의식을 키우고 노동운동을 지원하는 NGO의 도움을 받아 법적인 권리 쟁취에 나선다. 1930년대 미국 탄광 노동자들의 파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며학습하기도 한다.

 

최근 중국의 파업 형태를 보면 1980년대의 한국 노동자 파업을 연상케한다. 요원지화(燎原之火: 화톳불처럼 타들어 가는 들판의 불길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 )의 형국이다. 향후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과 연결되면 중국에 격변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변화가 가능한 건 중국 노동자의 주축인 농민공(農民工) 자체가 변했고 중국 정부도 이런 변화를 어느정도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자료는 중앙일보에 게재된 글을 옮겨온 것이다.

 

 《서경()》의 반경편()에 나오는 말이다. 고대 중국 은()나라 탕()임금의 10대 손인 반경()이 황하의 수해를 피하기 위해 수도를 경()에서 은()으로 옮기려고 하자 여기저기서 반대의 소리가 많았다. 반경은 수도를 옮기려는 의지가 확고했지만 반대 여론을 힘으로만 누르지 않고 잠재우기 위해 설득에 나섰다. 맨 먼저 조정의 문무백관을 설득하려고 그는 관리들을 모아 놓고 간곡히 부탁했다.

 

“너희는 어찌 나에게 고하지 않고서(), 서로 뜬소문으로 부추겨, 백성들을 공포에 잠기게 하는가?( ) 마치 불이 들판에 붙은 것과 같아서(), 너희에게 가까이 갈 수조차 없는데 어찌 그것을 박멸할 수 있겠느냐( ). 그러므로 오직 너희 무리가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지, 나에게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

 

 이것을 알기 쉽게 풀이한다면 “너희들이 나에게 알리지도 않고서 뜬소문을 퍼뜨려 백성들이 공포와 혼란에 빠져 있다. 나쁜 소문이 번져가면 그것은 마치 넓은 벌판에 화톳불을 붙여 놓은 것과 같아 아무도 그것에 근접할 수도 없고 더군다나 그 불을 끄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너희가 스스로 불안한 태를 만들어낸 것이지 내 잘못은 없다.”라는 뜻이다.

이처럼 요원지화란 원래 무서운 기세로 타고 있는 들판의 불길을 뜻하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오랫동안 억눌린 세력이나 주장이 걷잡을 수 없게 퍼져나가는 태를 가리키게 되었다.

 

 

                                                 2016.6.25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파업으로 몸살 앓는 중국…공산당 권력마저 위협한다(160608, 중앙일보).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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