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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자당이 될 것인가 & 대동사회(大同社會)

아판티(阿凡提) 2016. 10. 5. 05:27

최근 중국의 한 지식인이 CCP 20년 내 또 다른 CCP가 될 것이라고 유머 섞인 말을 한 적이 있다. 중국 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이 중국 공자당(Chinese Confucianist Party)으로 변할 것이란 이야기였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장 후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유가 사상의 약진이다. 마오쩌둥(毛澤東)도 자신이 죽으면 유가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예언하지 않았던가.


중국의 한 유명 학자가 중국 지식계는 앞으로 유가 좌파, 유가 우파, 유가 마오파, 유가 자유주의파 등으로 사상 분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이제 중국에서 마르크스주의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 유가 사상이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말이었다.

 

실제로 이런 전망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은 다음 네 가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첫 번째, 시진핑이 2013 11월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에 있는 공자묘를 참배하고 또 공자연구원에서 연설했다. 공산당 창당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두 번째, 시진핑은 2014 5월 베이징(北京)대의 대유학자 탕이제(湯一介) 교수를 예방했다. 세 번째, 시진핑이 20149월 공자 탄생 2565주기를 기념하는 회의에 참석해 담화를 발표했다. 네 번째, 천라이(陳來) 칭화(淸華)대 국학연구원 원장이 2015 7월 중공중앙기율검사위원회 와의 인터뷰에서 “유가 문화가 중국 공산당원의 수양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학습에도 초청을 받아 강연했다.

 

시진핑이 주창하는 ‘중국꿈(中國夢)’과 더불어 위의 네 사건은 ‘공산당의 유학화’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륙 신유학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중국 정부가 유학을 존중하겠다는 신호로 보는가 하면 전통 사상에서 통치의 정당성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 ‘중국꿈’ 제시를 탈()서구 프레임이 가동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륙 신유학의 대표자 격인 베이징사범대 천밍(陳明) 교수는 ‘중국꿈’을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로부터의 탈피로 설명한다. 반면에 간춘쑹(干春松) 베이징대 교수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국가와 신유가는 여전히 긴장 관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공산당이 유가를 이용하려 한다면 유가는 공산당을 교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제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유교제국화(儒敎帝國化)를 야심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문학자들이 가장 분주해지고 있다. 대동사회(大同社會: 유가에서 말하는 이상세계)를 추구해가는 중국 공산당의  세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다. 대표적으로 진보를 자처하는 잡지 『현대사상』에서도 ‘지금 왜 유학인가’라는 특집을 마련해 15꼭지를 다뤘다. 하지만 한국의 진보든 보수든 이웃 대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듯하다. 설마 아직도 중국을 실용이 아닌 공산주의 이념과 가치에 의해 움직여지는 곳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아래 자료는 중앙일보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예기)≫ (예운편)에 나오는 말이다. 큰 도가 행해지면 전체 사회가 공정해져서 현명한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이 지도자로 뽑히게 되며 신의가 존중되고 친목이 두터워진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부모도 내 부모와 똑같이 생각하며,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자식도 내 자식과 똑같이 생각한다.

 

늙은이는 여생을 편안히 마치게 되고 젊은이는 각각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에서 활동하게 되며, 어린이들은 곱고 바르게 자라게 되고, 홀아비와 홀어미며 의지할 곳 없고 불구가 된 사람들은 모두 편안히 보호를 받게 된다. 남자는 다 자기 분수에 맞는 일을 하게 되고, 여자들은 다 적당한 곳으로 시집가 살게 된다. 재물과 물건들이 헛되이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을 자기 집에다 감춰 두는 일이 없으며 자기가 직접 노력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이 자기 개인을 위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권모술수와 같은 것이 필요치 않게 되고 도둑이나 불량배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다. 이리하여 집집마다 문을 열어 두고 닫는 일이 없다. 이러한 사회를 가리켜 대동이라 말한다. 위 이야기는 거의 유토피아에 대한 설명이나 다름없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손문)의 (삼민주의) 이론의 (근저)에는 대동사상이 커다란 뿌리를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6.10.5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자당이 될 것인가(160909, 중앙일보).docx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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