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지난 8월 30일 이른 아침, 상하이(上海)시 징안(静安)구의 민정국 사무실. 이혼 신청 접수 창구의 대기 줄이 아래층 계단까지 이어졌다(사진 참조). 머리를 맞대고 이혼 서류를 작성하는 다정한 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민원실 입구 벽에는 ‘부동산 시장에 리스크가 있고, 이혼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시 정부는 쇄도하는 이혼 신청에 근무시간 연장과 1일 처리 건수 제한으로 대응하다 급기야 대기 번호표를 발급해야 했다. 번호표를 최고 1,000 위안에 파는 암표상까지 등장했다.
‘두 번째 주택 구매자에 대한 LTV(시세 대비 대출액 비율)가 조만간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빚어진 진풍경들이다. 이혼을 하고 함께 살던 집을 한 사람이 가져가면 다른 사람은 첫 번째 주택 구매자에 적용되는 대출한도 및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날 하루 징안구의 이혼신청 건수는 108건으로 평소의 3배에 달했고, 상하이 지역의 신규주택 거래 건수는 2,116건으로 1주일 전의 2.7배로 급증했다. |
경제 발전 단계나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거대도시들에서 작년 여름에 일기 시작한 부동산 열풍은 1년여 만인 지금 지방 거점도시들로 세차게 불어가고 있다. 수요자들과 공급자들 모두 3년만에 찾아온 ‘대박’ 기회를 움켜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막차 타는’ 심정으로 1선도시의 아파트를 뒤늦게 사들이는 사람도 있고, 시장 흐름을 앞질러간다는 생각으로 지방 거점도시의 주택이나 땅을 시세 이상으로 사모으는 기업들도 있다.
정책 담당자들은 잔뜩 긴장한 채 이런 소란을 지켜보고 있다. 부동산 투자가 살아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건 다행스런 일이지만, 부동산 광풍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부동산 시장이 다들 우려하는 ‘급등 후 급락’ 장세를 보인다면 중국경제 전체가 일파만파의 부동산발 충격으로 휘청거릴 수도 있다.
집값이 급등하자 버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논란의 기본 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택 가격의 절대 수준이나 상승률에 주목하는 이들은 ‘버블이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빠른 도시화 같은 중국의 특수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버블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 내의 지배적인 시각은 전전반측(輾轉反側:수레바퀴가 한없이 돌며 옆으로 뒤척인다는 뜻으로, 근심과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아직은 버블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첫째, 주택 버블은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일부 1, 2선도시에서 집값 버블이 점점 커지고 있으나, 대다수 3, 4선 도시들은 주택 재고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는 것이다. 둘째, 일부 대도시 지역의 집값 버블 문제는 해당 지역에 국한된 행정 규제나 은행 창구지도 등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긴축처럼 전 지역, 전체 경제 영역에 영향을 주는 거시 정책 수단을 동원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아래 자료는 LG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생각과 고민이 많아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임을 되풀이하는 것을 형용하여 '전전반측(輾轉反側)'이라 한다. 전(輾)은 반쯤 돌아 몸을 모로 세우는 것이고, 전(轉)은 뒹군다는 뜻이다. 반(反)은 뒤집음, 측(側)은 옆으로 세운다는 뜻이다. 이 말은 처음에는 아름다운 여인을 그리워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시경(詩經)》 국풍(國風)의 〈관관저구(關關雎鳩)〉의 한 구절이다. 2016.10.11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다시 달아오른 중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 리스크는 제한적(160930, LG경제연구원).pdf
구룩구룩 물수리는 강가 섬에 있도다[關關雎鳩 在河之洲].
요조숙녀는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窈窕淑女 君子好逑].
들쭉날쭉한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면서[參差荇菜 左右流之],
요조숙녀를 자나깨나 찾는구나[窈窕淑女 寤寐求之].
구하여도 얻지 못하니 자나깨나 생각쿠나[求之不得 寤寐思服].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이리저리 뒤척이는구나[悠哉悠哉 輾轉反側].
그러나 지금은 이런 연정의 의미가 많이 퇴화되어, 단지 걱정과 많은 생각으로 잠을 못 이루는 모든 경우를 두고 전전반측이라 한다.
'중국龍 이해하기 > 중국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 광풍에 중국경제 '휘청' & 전전긍긍(戰戰兢兢) (0) | 2016.11.04 |
---|---|
2016년 중국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환경 & 풍성학려(風聲鶴唳) (0) | 2016.10.28 |
2016.5월 중국 주택시장 동향 & 파죽지세(破竹之勢) (0) | 2016.08.04 |
중국 주택시장 과열과 거품 & 전전긍긍(戰戰兢兢) (0) | 2016.06.02 |
2016년5월 중국 부동산경기 동향에 대한 평가 & 수서양단(首鼠兩端) (0) | 2016.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