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熊&기타국 이해하기/한국 정치,경제,금융

미중갈등과 북한 핵, 그리고 우리의 전략 & 금슬상화(琴瑟相和)

아판티(阿凡提) 2016. 11. 1. 05:20

중국의 대전략이라는 측면에서 역대 중국 지도자들의 세계관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마오쩌둥 시대에는 힘으로 맞서 상대방을 이기고 자국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런 개념은 '이전보화'(以戰保和), 즉 전쟁을 해서 평화를 유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했지만 중국도 전쟁을 많이 했습니다.

덩샤오핑 시대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이른바 공포의 세력 균형을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두 강대국이 모두 핵을 갖고 있어 오히려 큰 전쟁이 없던 시기였죠. 당시 중국은 이런 평화 시기를 이용해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서게 됐습니다.

시진핑 시대에는 이제 국제 질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모든 국가는 평등한 대접을 받아야 하고 평등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국제 협력과 상생을 강조하면서 제기한 개념이 신형 국제 관계인데,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자국 이익 극대화를 본격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106)

 

박한진,이우탁의 '프레너미' 중에서(틔움)

 

 

이웃한 중국은 역사 내내 우리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지리적인 숙명입니다. 중국은 우리를 사실상 '속국'으로 여겨왔습니다. 예외적인 기간이 우리가 살아왔던 20세기 후반기였지요.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서방세계에 속하면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시기입니다. 그 즈음 중국은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이란 '암흑기'를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하면서 강국으로 등장했고, 우리는 다시 '중국 변수'라는 숙명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중국과는 어떤 수준의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가?

미국과 중국은 갈등을 관리하며 공존할 것인가, 아니면 결국 충돌할 것인가?

우리가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미묘하고 쉽지 않은 문제인데, 여기에 '북한 핵'이라는 문제가 더해졌습니다. 그 북핵 문제는 지금 실전 배치라는 심각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 이슈와 관련해 제 친구 이우탁 연합뉴스티비 정치부장이 박한진 타이페이무역관장과 함께 며칠전 책을 한 권 출간했습니다. 아래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뚜렷한 명분, 외교의 원칙 없이 그냥 양 강대국 사이를 '영혼 없이' 오가면 결국은 양쪽에서 외면당해 한국 외교의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질 것입니다."(296)

 

사드 배치 문제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보았습니다. 이 역시 제 생각과 같습니다.

 

"중국 요구에 따라 사드 배치를 거부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거부하는 겁니다. 주한 미군이 철수해도 좋다는 것으로도 연결됩니다. 사실 우리 현실에서 한미 동맹을 파기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도 잘 알지 않습니까? 이 논리는 사드 배치에 중국이 그렇게 반대하겠다면 우리가 아닌 미국과 협의하라는 대응도 가능해집니다."(291)

 

"한국 생존에 결정적 지렛대 역할을 하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결정했음을 중국에 설명해야 합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귀중한 파트너지만 우리의 생존을 담보하는 것은 한미 동맹이다. 미국이 북한 핵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한반도 남쪽에 배치하기로 한 만큼 우리는 미국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중국에 전해야 합니다.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것은 북한의 핵 도발이 인내할 수 있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며, 추후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남한에 배치할 필요가 없는 무기 체계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291)

 

필자가 노무현 정부의 첫 외교장관을 지낸 윤영관 교수의 생각을 소개했더군요.

"윤영관 교수는 통일 및 한반도 평화 정착과 관련해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면서 관계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그 기반 위에서 이웃인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중첩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298)

 

'미국과의 동맹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금슬상화(琴瑟相和: 거문고와 비파의 조화 로운 화음처럼 부부 사이가 정답고 화목한 것을 이르는 말) 관계 속에서, 중국의 우려를 해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략'...

-중의 아시아 지역 패권경쟁 속에서, 곧 실전배치될 '절대 무기'인 북한 핵과 마주 서 있는 한국. 우리가 택해야 하는 전략은 이것입니다. 위 내용은 <예벙일의 경제노트>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시경》 〈소아()〉 상체편()에는 집안의 화합을 읊은 다음 내용이 나온다.

아내와 자식이 화합하는 것이[]
거문고비파를 연주하는 것과 같으며[]
형제가 모두 화합하여[]
화락하고 즐겁다[]

또한 《시경》 〈국풍()〉 관저편()에는 요조숙녀를 아내로 맞아 다정하게 지내고 싶다는 다음 구절이 실려 있다.

들쭉날쭉한 마름풀을[]
좌우로 헤치며 캐는구나[]
얌전하고 정숙한 숙녀를[]
거문고비파처럼 벗하고 싶다[]
 
거문고 소리와 비파 소리의 화음이 서로 잘 맞는 것처럼 사이좋은 부부를 말한다. 거문고비파를 탈 때 음률이 화합하듯이 부부 사이의 화평과 즐거움, 부부의 정이 좋아 서로 화합하는 부부관계를 비유하는 말이다.

 

 

2016.11.1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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