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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북핵 반대하면서도 대북제재엔 소극적인가 & 선즉제인(先則制人)

아판티(阿凡提) 2016. 11. 5. 06:44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역대 최상’이라는 말을 듣던 한·중 관계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북한 핵이 원인 제공자다. 한데 중국은 왜 북핵 불용을 외치면서도 대북제재엔 마냥 소극적인가? 중국은 또 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한국을 외교·안보적으로 압박하는가? ‘북·중 관계 조정’과 ‘한·중 관계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는 중국의 진짜 속내는 도대체 어떤 계산에서 나오는 것일까.

 

중국은 북핵에 반대하며 북핵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동참한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의 제재에는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미 주도로 이뤄지는 대북 압박으로 인해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미국과의 역내 영향력 확대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한국에 완전히 등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중국 외교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 증대, 미·중 전략 경쟁 추세 심화, 중·일 갈등, 남중국해 문제 등과 같은 여러 역내 현안을 볼 때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심화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핵·미사일 도발에는 강력히 대처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역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을 역내 영향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북핵·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와 중국의 셈법에 차이가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미·중 간 전략 경쟁 관계의 하위구조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의 역할’을 과도하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우리가 대북·통일 정책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마련해 중국에 제시함으로써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대북제재의 목표에 대한 중국과 한·미의 입장을 조율해 우리 주도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즉 선즉제인(先則制人: 선수를 치면 상대편을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의 자세가 필요하다. 한·미·중 3각 협력의 범위를 북핵 문제에 우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대북 압박 조치를 마련하되, 북·미 관계 개선과 같은 외교적 조치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한·중 간 신뢰 강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동아시아 다자협력에도 적극 참여함으로써 중국의 지역 전략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아래 자료는 중앙일보 기사(2016.10.12일)를 옮겨온 것이다.

 

 

 《사기()》의 〈항우본기()〉에 나오는 말이다. 진()나라의 2세 황제가 즉위하던 그 해에 일어난 일이다. 진승()과 오광()은 시황제 이래 계속되는 폭정에 저항하여 농민군을 이끌고 대택향(:지금의 안후이성 기현)에서 봉기하였다[진승·오광의 난]. 

 

이때 회계()의 태수() 은통()도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오중(:지금의 장쑤성 오현)의 실력자인 항량()과 거사를 의논하였다. 항량은 초()나라의 명장 항연()의 아들로 병법에 뛰어났으며, 고향에서 살인한 이후 조카인 항우()와 함께 오중으로 도망친 뒤 타고난 지도력을 발휘하여 실력자가 되었다.



은통은 항량에게 “강서(안후이성, 허난성)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진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때가 온 것입니다. 내가 듣건대 먼저 선수를 치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뒤지면 제압당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대와 환초를 장군으로 삼아 군사를 일으킬까 합니다[西 . . 使].” 이에 대해 항량은 “군사를 일으키려면 우선 환초부터 찾아야 하는데, 환초의 거처를 알고 있는 자는 제 조카 항우뿐입니다. 이 기회에 제 조카를 만나 환초를 찾아오게 하는 것이 어떨는지요”라고 하였다.



은통이 동의하여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항우를 들어오게 하였다. 들어온 항우에게 항량은 눈짓으로 은통을 단칼에 죽이라고 하였다. 결국 의논하러 간 은통은 항량에게 선수를 빼앗겨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였다. 이후 항량은 스스로 회계의 태수가 되어 은통이 거느리던 군사 8천 명을 이끌고 함양으로 진격하던 중 죽었다. 선즉제인은 상대편이 준비하기 이전에 선수를 쳐 대세를 장악한다는 뜻이며, 비슷한말은 진승오광(:어떤 일에 선수를 쓰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2016.11.5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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