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후 30년 동안 연간 10%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심지어 2008년 미국의 경제위기 때에도 중국은 9%이상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사회주의 중국이 자본주의를 구했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0년대 중반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 될 것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중국의 새로운 변화는 국제질서와 세계경제의 지형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중국은 오랫동안 외국투자자들에게 값싼 노동력을 지닌 세계 최대의 시장이었고 서구경제가 자신의 병목(bottleneck)을 돌파해가는 기회의 땅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중국은 해외 유수기업이 오직 중국소비자를 위해 상품을 팔기 위해 들어오는 세계최대의 시장이 되었다. 중국의 시장이 기술과 자본을 거꾸로 지배하는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wag the dog)’ 현상도 보편화 되었다.
문제는 중국의 위기와 기회, 낙관론과 비관론 그 어느 경우라도 중국문제는 세계문제와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25%에 달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한국경제도 0.2% 정도 하락한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현재의 추세라면 경제적 가치사슬 구조에서 중국의 하청기지가 되는 상황도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일단 중국은 비관론에 근거한 위기를 인식하고 장기적 정책시야(time horizon)에서 포착하기 시작했다. 즉 ‘새로운 정상(new normal)’을 향한 거시경제정책의 수립, ‘제조 2025’를 통한 산업정책의 대전환, 위안화 국제화 등 대외경제정책의 조정, 신산업의 발굴을 위한 혁신경제, 창업국가로의 전환, ‘청정, 저탄소, 안전, 고효율’의 현대적 에너지시스템의 확립 등 중국판 저성장에 대비한 정책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 무렵인 2020년까지 전면적인 소강(小康)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중국의 대변화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혁신과 각오를 요구한다. 중국에서 혁신하고 살아남지 못하면 미래한국도 불투명해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한국의 생존전략으로서 대중국 정책은 미봉적이고 대증적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매몰비용(sunk cost)이 많은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 때문에 장기적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만 해도 오리무중(五里霧中: 깊은 안개 속에 들어서게 되면 동서남북도 가리지 못하고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하여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향후 10년 내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약화된 균형’(eroding balance)이 나타나면서 미중관계가 자리 잡을 것이다. 이 경우 한반도 문제는 점차 미중관계의 종속변수로 전락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의 ‘재국제화’를 막고 중심성(centrality)을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을 불러들이는 대담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간은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관행중국에 발표한 것입니다.
환관과 황실의 외척이 세도를 부리던 후한 중엽에 이름 난 학자이자 시중의 고문관을 지낸 장패(張覇)는 그의 명성을 듣고 사귀기를 원하는 권문세가의 요청을 마다하고 고고하게 살아갔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완고함을 비웃었고, 얼마 후 그는 70세에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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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7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미래중국을 우리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161102, 관행중국).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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