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 시장을 주는 대신 기술을 확보)전략을 통해 해외 선진기술과 자본을 유치한다. 중국 석유화학산업도 이 흐름을 타고 급성장해왔다. 초기엔 중화학공업 필요 논쟁을 거치기도 했다. 원로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86) 국무원발전연구중심 연구원과 리이닝(厲以寧∙86)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명예원장간에 벌어진 중화학공업 논쟁이 그것이다. 우징롄이 에너지 위기를 거론하며 중화학공업 육성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자, 리이닝은 대국은 자체 공업체계를 갖춰야하기 때문에 중화학공업 발전 단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며 맞섰고, 중국 정부는 리이닝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중국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경기둔화와 공급과잉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산업 전체 매출은 6조 2,300억 위안(약 1,046조 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익도 2887억 위안(약 48조 5,000억원)으로 7.2% 줄었다. 12차 5개년 계획 기간(2011~2015년) 석유화학 산업의 연 평균 매출증가율은 9.2%에 달했지만 마지막해인 2015년만 놓고 보면 5.5% 감소했다.
중국 당국은 석유화학 업계에 국유기업 개혁의 칼을 들이대는 것으로 돌파구 마련을 시도 하고 있다. 국유기업의 독점을 깨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과잉중복을 막는 게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큰 방향이다. 석유화학 산업 역시 그 방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중국은 2015년 7월 민간 정유회사에 원유 수입권을 허가했다.
과잉업종의 국유기업 개혁을 두고 대규모 해고에 따른 사회불안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국유기업 개혁은 더 강한 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치열한 생존환경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그 변화가 중국을 넘어 한국 경제에도 외부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 한국 정유시장에 중국산이 밀려 들면 이 같은 우려가 고개를 들 것이다.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을 남의 나라 이야기 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중국은 올해 시작한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의 석유화학산업 부문 가이드라인을 통해 향후 청사진을 내놓았다. 핵심 부품과 원자재를 자국 내에서 조달 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산업정책 방향과 관련이 있다. 수입에 의존해온 중간재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 완결형 가치 사슬을 만드는 중국의 홍색공급망(紅色供給網· Red Supply Chain) 구축 전략에서 석유화학산업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국은 이미 중국의 고성장 시기 홍색공급망의 큰 축을 차지한 토종 석유화학 산업 의 성장에 직격탄을 맞은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은 한국 경제의 전통적인 먹거리 역할을 해온 유화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은감불원(殷鑑不遠: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지 않다는 뜻으로, 남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말) 역사는 되풀이 된다. 중국에 맞서기 힘들면 올라타라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 석유화학산업의 변화에 담긴 개혁 코드에서 협업의 기회를 찾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협업은 우리가 줄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중국의 큰 시장과 넘치는 자본에 부족한 건 혁신기술이다. 유화업계 역시 중국의 도전에 대한 응전의 카드는 중국 산업 수요의 흐름에 맞춘 기술개발 에 있는 것이다. 아래 첨부자료는 csf(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이 말의 처음은 ‘망국의 선례(先例)는 바로 전대(前代)에 있다’는 뜻이었다. 《시경(詩經)》〈대아편(大雅篇)〉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지 않다(殷鑑不遠). 전대인 하나라에 있다(在夏后之世).” 이 노래는 중국 고대 왕조인 하의 걸왕(桀王)과 은나라 주왕(紂王)의 행위와 결부된다. 이 둘은 혁명으로 망한 왕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걸주’로 함께 불리는 폭군의 대명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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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 국유기업 개혁을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이유(161123, csf).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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