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정치

대륙국가서 해양국가로 급팽창 중인 중국 & 선발제인(先發制人)

아판티(阿凡提) 2016. 12. 17. 05:5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시대의 중국은 여러모로 변했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게 식성(食性)이다. 평원뿐 아니라 설산과 사막 등 주로 육지에만 식탐을 부리던 대륙국가가 바다 맛을 알았는지 해양국가로 팽창하고 있다. 그런 결과로 남중국해에선 베트남·필리핀 등과 대립하고 동중국해에선 일본과 갈등을 빚는다. 우리와는 이어도를 둘러싼 해양경계 획정 문제가 있다. 중국의 해양굴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



 

“각막은 기증하고 시신은 해부한 뒤 화장해 바다에 뿌려 달라.”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언이다. 1997 3 2, 오색 꽃잎에 쌓인 덩의 유해는 그렇게 중국 동남부 앞바다에 뿌려졌다. 덩샤오핑은 평생 바다를 사랑했다. 중국 건국의 주역 마오쩌둥(毛澤東)이 강이나 호수에서의 수영을 즐겼다면 덩은 거센 파도가 치는 바다 수영을 좋아했다. 헤엄칠 때 마오의 시선이 내륙을 향했다면 덩의 눈길은 바다 수평선 건너를 향하고 있었다.

 

바다를 향한 덩의 행보는 집요했다. 74 1월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이던 덩샤오핑은 이렇다 할 선전포고도 없이 북베트남(월맹)의 시사(西沙, 파라셀)군도를 순식간에 점령해 하이난(海南)도에 편입시켰다. 87 3월 중앙군사위 주석이던 덩은 난사(南沙, 스프래틀리)군도마저 삼켰다.

“지역 패권은 육지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세계 패권을 쥐려면 해양 장악이 필수다.” 이 같은 카를 마르크스의 말에 충실하기라도 하듯 2006 12월 개최된 중국 해군 제10차 당 대표대회에서 당시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는 ‘해양대국, 해군강국’ 건설을 선언했다.

시진핑 시대의 메가 프로젝트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로·해상 실크로드)’ 건설이다. 일대일로는 “미국은 북미와 중남미 신대륙을 맡아라. 중국은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아우르는 구대륙의 맹주가 되겠노라’란 선언문과도 같다.

 

중국의 해양굴기는 우리에게도 도전이다. 최근 우리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건 서해를 제집 드나들 듯하며 싹쓸이 조업으로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는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들 이다. 지난달 초엔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단정을 전복시키기도 했다.



단호한 응징이 필요하다. 중국 법원은 관용 선박을 파괴한 자에겐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사형을 선고하는 등 엄벌에 처한다.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 어선엔 공용화기 사용 등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중국은 저자세의 이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강한 자존감을 보였던 고려는 오늘날에도 중국인에게 경외의 대상이지만 사대외교로 일관한 조선은 가볍게 본다.

 

한편 우리가 서둘러야 할 게 있다. 대륙붕법 제정이다. 한·중·일 3국 중 우리만 대륙붕에 관한 별도의 법을 두고 있지 않다. 중국과 일본이 군침을 흘리는 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수산 자원보다는 대륙붕의 광물자원이다. 중·일이 EEZ와 대륙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반면 우리는 EEZ법만 제정해 대륙붕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국내법적 근거가 취약한 실정이다. 해양국가로 급선회 중인 이웃 중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발제인(先發制人: '먼저 행동하여 남을 제압한다'라는 뜻으로, 기선을 제압하여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의 자세이다. 위 내용은 중앙일보 기사(2016.11.16일)를 인용한 것이다.

 

 진()나라의 시황제()가 죽고, 그의 아들인 호해()가 즉위한 해 7월에 진승()이 반란을 일으켰다. 그해 9월에 회계() 군수 은통()이란 자가 항우의 숙부인 항량()에게 "강서 지방은 모두가 반란을 일으켰으니, 하늘이 진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때가 온 것이오. 내가 듣으니,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고 하더이다(, ). 내가 군대를 일으키려 하니, 그대와 환초()를 장군으로 삼으리다"라고 하였다.

 

이때 환초는 도망쳐 택중()에 있었다. 항량은 "환초가 도망친 곳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내 조카인 항적(항우)뿐입니다"라고 말하고는 밖으로 나와 항우에게 칼을 들고 문 밖에서 대기하라 일렀다. 그러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은통과 대좌한 뒤 "항적을 불러 환초를 부르라는 명을 받들게 하시지요"라고 말하니, 은통이 응낙하였다.

 

항량이 항우를 불러들인 뒤 눈짓을 하며 "쳐라"하고 말하자 항우가 칼을 뽑아 은통의 머리를 베었다. 항량은 군수의 머리를 들고 그의 인수()를 차고 나왔다. 군수의 부하들이 크게 놀라 우왕좌왕하니, 항우가 베어 죽인 자가 100명에 가까웠다. 그러자 관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엎드려서는 감히 일어서지 못하였다.

 

이 고사는 《사기》의 〈항우본기〉에 실려 있다. 《한서()》의 〈진승항적전()〉에는 항량이 은통에게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 )"라고 말한 것으로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선발제인은 남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면 반드시 남을 앞지를 수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2016.12.17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식성 변한 시진핑의 중국…대륙국가서 해양국가로 급팽창 중(161120, 아주경제).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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