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판티 이야기/중국출장 이야기

아판티의 중국인 지도교수와 동문들

아판티(阿凡提) 2011. 7. 27. 09:31

  매번 북경 방문 시 아판티가 빠뜨리지 않는게 하나 있죠. 그것은 바로 지도교수(朱毅峰)를 찾아뵙고 인사 드리는 것이에요. 朱교수는 아판티의 석사와 박사과정을 돌봐 준 지도교수이며, 상해사람이라고 합니다. 원래 인민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아판티의 모교인 중국인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바로 교수의 길로 들어선 분이지요.

 

  그 분은 특히 술과 담배를 좋아했지요. 지금도 여전합니다. 아판티가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 중국의 교수들은 변변한 연구실이 없었어요. 주 중에는 天津에서 근무(IBK 기업은행)하고 주말을 이용하여 지도교수에게서 개인 수업을 받아야 하는 아판티 입장에선 별도의 교수 연구실이 없으니 교수 댁으로 갈 수 밖에 없었죠. 계속 피워대던 담배 연기에 숨이 막히는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언제나 외국인이라며 더 관심을 가지고 자상하게 가르쳐 주시고 돌봐 준 분이죠. 술을 싢어않는 아판티는 지도교수님과 둘이서 중국술 白酒를 참 많이 마시기도 했어요.

 

  우리나라는 같은 학교를 나오면 同門이라고 하죠. 하지만 중국에서의 同門은 한 스승 밑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지칭하는 것이랍니다. 그러니 同門의 끈끈한 정은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강하죠. 아판티가 북경으로 출장온 것을 기회로 同門들은 지도교수님을 모시고 식사자리를 만들었지요. 매번 북경 방문 시마다 이런 모임은 계속되곤 한답니다. (오른쪽에서 4번째가 지도교수임)

 

 

  아판티가 수업을 받던 당시를 회고해 봅니다. 항상 교실 맨 앞 줄에 앉아 수업시간 내내 교수님의 눈 만 뚷어져라 보곤 했죠. 제대로 수업내용을 알아들을 수없던 상황에서 그 방법 만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요. 쉬는 시간이면 지우개 판을 들고 나가 먼지를 털어 갖다놓곤 했었죠. 당시 중국 학생들은 교수님에 대한 자세가 우리와는 달랐죠. 그렇게 깍듯한 면은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학교를 떠난 그들의 태도는 180도 바뀌더군요. 스승의 날, 교수님 생신, 춘절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시로 지도교수를 중심으로 모임을 갖곤 하지요. 同門이 라는 관시망이 서로간의 결속을 단단히 매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중국금융 산책>가족들도 중국에서의 同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두면 좋겠네요.

 

2011.7.27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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