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 이야기/중국 금융회사

중국 국영 금융회사들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 & 요원지화(燎原之火)

아판티(阿凡提) 2017. 2. 15. 05:28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3분기 현재 약 9조 위안(거래규모 기준)을 기록하여 전년동기대비 106% 성장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결제 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약 89%에 달하는 반면, 국영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의 점유율은 1.1%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제시장을 주도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택시예약, 음식배달, 금융상품판매 분야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O2O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중국 국영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는 QR코드의 표준화를 통해 모바일 결제시장의 지배력 확대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 12월 유니온페이는 QR코드 표준화를 추진하려는 계획을 발표하고 중소형 모바일 결제회사들의 참여를 유도한 바 있다. 게다가 국영은행들도 자체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여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QR코드 표준화 이후 중소 모바일 결제회사와 협력하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중소 모바일 결제업체 입장에서도 유니온페이와 협력하여 기존의 대형 결제 플랫폼에 가로막혔던 시장의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국영은행은 국가 차원의 지원과 국영기업을 기반으로 민간 기업이 접근할 수 없는 정부 영역에서 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건설은행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 드래곤페이는 중국공산당의 당원회비 납부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민간 기업 진출이 불가능한 영역에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국영 금융회사의 진입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결제 플랫폼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알리페이-텐페이의 양강 구도에서 다자간 경쟁구도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결제회사 간 고객 유치를 위해 혜택, 보조금 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온페이의 기술 표준화는 민간 결제회사의 시장지배력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은 요원지화(燎原之火: 화톳불처럼 타들어 가는 들판의 불길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를 가리키는 말)라는 말처럼 민간기업에서 국영 금융회사로 불붙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관광객이 많은 한국에도 알리페이, 텐페이 외 새로운 결제 플랫폼이 진출하며 국내 금융회사와의 제휴,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014년 알리페이는 하나은행과 제휴를 맺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스타트업과 협력해 가맹점을 확대 중이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p10~11)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해 주었다.

 

 

 《서경()》의 반경편()에 나오는 말이다. 고대 중국 은()나라 탕()임금의 10대 손인 반경()이 황하의 수해를 피하기 위해 수도를 경()에서 은()으로 옮기려고 하자 여기저기서 반대의 소리가 많았다. 반경은 수도를 옮기려는 의지가 확고했지만 반대 여론을 힘으로만 누르지 않고 잠재우기 위해 설득에 나섰다.

 

맨 먼저 조정의 문무백관을 설득하려고 그는 관리들을 모아 놓고 간곡히 부탁했다. “너희는 어찌 나에게 고하지 않고서(), 서로 뜬소문으로 부추겨, 백성들을 공포에 잠기게 하는가?( ) 마치 불이 들판에 붙은 것과 같아서(), 너희에게 가까이 갈 수조차 없는데 어찌 그것을 박멸할 수 있겠느냐( ). 그러므로 오직 너희 무리가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지, 나에게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

 

이것을 알기 쉽게 풀이한다면 “너희들이 나에게 알리지도 않고서 뜬소문을 퍼뜨려 백성들이 공포와 혼란에 빠져 있다. 나쁜 소문이 번져가면 그것은 마치 넓은 벌판에 화톳불을 붙여 놓은 것과 같아 아무도 그것에 근접할 수도 없고 더군다나 그 불을 끄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너희가 스스로 불안한 태를 만들어낸 것이지 내 잘못은 없다.”라는 뜻이다.

이처럼 요원지화란 원래 무서운 기세로 타고 있는 들판의 불길을 뜻하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오랫동안 억눌린 세력이나 주장이 걷잡을 수 없게 퍼져나가는 태를 가리키게 되었다.

 

 

2017.2.15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 국영 금융회사들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170203, 하나금융경영연구소P10~1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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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 금융회사들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170203, 하나금융경영연구소P10~1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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