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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더십 산실 중앙당교 … 사회주의 대신 유학 가르치나 & 선발제인(先發制人)

아판티(阿凡提) 2017. 4. 12. 05:19

마오쩌둥(毛澤東)이 교장을 지낸 중국공산당중앙학교, 즉 중앙당교(中央黨校)는 중국의 리더십 사관학교로 불린다. 고급 간부로 성장하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장관급 인사 50여 명을 모아 가르치는 장관급반에선 그야말로 중국 최고의 인맥을 쌓을 수 있다. 중국의 1인자 시진핑(習近平) 또한 국가부주석 시절 중앙당교 교장을 지내며 네트워킹에 공을 들였던 곳이다. 그런 중앙당교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무슨 바람인가
 
지난해 말의 한 일요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앙당교가 ‘긴급’ 학술회의를 열었다. 베이징대 유학원과 공동 개최한 ‘유학과 사회주의’란 주제가 눈길을 끌었다. 유학은 원래 중국 공산당이 철저하게 배격했던 전통 문화가 아니었나. 마오쩌둥의 30년 치세(治世) 동안 중국 사회주의는 공자 타도를 부르짖었다. 한데 그런 유학과 사회주의의 관계를 다시 논의한다니 관심을 끌 만했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중앙당교의 커리큘럼과 관련이 있었다. 원래 중앙당교의 장관급반 교과목엔 핵심으로 꼽히는 ‘3개 기본’이 있다. ‘마르크스주의 기본문제’ ‘마오쩌둥 사상 기본문제’ ‘중국 특색사회주의 이론체계 기본문제’가 그것이다. 차세대 중국 리더 양성을 위해 사회주의 정신을 단단히 고취하기 위한 딱딱한 과목들이다.
 
이번 학술회의는 바로 그런 교과 내용을 뜯어고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떻게 변할까. 회의에 참가한 간춘쑹(干春松) 교수는 “중국은 사회주의를 견지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강조돼야 하는 건 전통 문화”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유학이 사회주의 교과목을 넘어 중국 최고위 간부를 양성하는 주요 콘텐트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대안 통치이념’이 필요해졌다. 안정이 곧 최고의 가치인 중국에서 통치이념의 공동화가 초래할 가공할 결과는 통합이 아닌 분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국 공산당이 눈을 돌린 게 바로 전통문화다. 중국 공산당 집권의 기초를 시급하게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그 기초를 민주화에서 찾을 수 없다면 민족적인 문화 가치에 호소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나. 한국은 이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경험한 곳이다. 중국으로선 자기 문화에 대한 단순한 긍정을 넘어 21세기에 걸맞은 보편적 가치로 한국에 다가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저 권위주의적이고 다름을 배제하는 유가의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한다면 이는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중국에서의 유가 부활이 자칫 ‘19세기적 21세기로의 오묘한 회귀’로 비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이는 우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로 인한 긴장 국면을 주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중국 공산당과 지식인이 펼치는 중국의 미래 구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선발제인(先發制人:'먼저 행동하여 남을 제압한다'라는 뜻으로, 기선을 제압하여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 )의 자세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중앙일보 기사를 옮겨온 것이다.

 

 진()나라의 시황제()가 죽고, 그의 아들인 호해()가 즉위한 해 7월에 진승()이 반란을 일으켰다. 그해 9월에 회계() 군수 은통()이란 자가 항우의 숙부인 항량()에게 "강서 지방은 모두가 반란을 일으켰으니, 하늘이 진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때가 온 것이오. 내가 듣으니,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고 하더이다(, ). 내가 군대를 일으키려 하니, 그대와 환초()를 장군으로 삼으리다"라고 하였다.

 

이때 환초는 도망쳐 택중()에 있었다. 항량은 "환초가 도망친 곳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내 조카인 항적(항우)뿐입니다"라고 말하고는 밖으로 나와 항우에게 칼을 들고 문 밖에서 대기하라 일렀다. 그러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은통과 대좌한 뒤 "항적을 불러 환초를 부르라는 명을 받들게 하시지요"라고 말하니, 은통이 응낙하였다.

 

항량이 항우를 불러들인 뒤 눈짓을 하며 "쳐라"하고 말하자 항우가 칼을 뽑아 은통의 머리를 베었다. 항량은 군수의 머리를 들고 그의 인수()를 차고 나왔다. 군수의 부하들이 크게 놀라 우왕좌왕하니, 항우가 베어 죽인 자가 100명에 가까웠다. 그러자 관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엎드려서는 감히 일어서지 못하였다.

 

이 고사는 《사기》의 〈항우본기〉에 실려 있다. 《한서()》의 〈진승항적전()〉에는 항량이 은통에게 "먼저 행동하면 남을 제압하고, 나중에 행동하면 남에게 제압당한다(, )"라고 말한 것으로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선발제인은 남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면 반드시 남을 앞지를 수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2017.4.1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 리더십 산실 중앙당교 … 사회주의 대신 유학 가르치나(170315, 중앙일보).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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