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 이야기/중국 금융시장

중국 PB서비스 시장의 현황과 전망 & 등고자비(登高自卑)

아판티(阿凡提) 2017. 7. 8. 06:50

4.28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와 싱예은행(兴业银行)은 '중국 프라이빗 뱅킹2017'을 발표하였다. 이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말 중국 개인의 금융자산 규모는 126조위안(19조달러)으로 추정된다. 가구 단위 투자가능 금융자산이 600만위안(약10억원)이상인 고액자산가 수는 2007년 39만 가구에서 2016년에는 210만 가구로 증가하여 2021년에 이르면 40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일반가구의 연간 자산증가속도가 14%인데 반해 고액자산가는 25%를 기록했고, 그 중에서도 투자가능자산이 3000만 위안 이상(약50억원)인 초고액자산가의 자산증가속도는 29%에 이른다.

 

1438개 고액자산가에 대한 설문자료에 의하면, 이들의 재산증식 수단은 주로 창업(47%)이며, 30~40대가 61%를 차지하고 있고, 다수의 자산관리기관을 활용하고 있다. 창업 외에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22%), 근로소득(21%) 등이 주요 재산증식 수단이었다.

 

이들은 자산관리를 위해 국내 상업은행(87%), 보험사(47%), 증권사(35%), 신탁회사(23%)를 이용하고 있으며, 보다 높은 수익율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신탁회사나 보험사로 자산을 옮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고액자산가 중 60%는 3곳 이상의 자산관리기관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자산규모가 클 수록 더 많은 자산관리기관을 활용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2017년 부동산 시장이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이고(54%),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66%)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구조조정이 자산증식에 미칠 영향에 대해 87%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향후 자산규모 전망에 대해 93%의 응답자가 본인의 자산규모가 안정적(51%)이거나 증가(42%)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2016년 전체 개인자산에서 고액자산가의 비중이 43%를 차지하는 반면, 상업은행의 고액자산가 PB서비스 영업규모는 전체 은행 소매영업 규모의 13%에 머물고 있다. 이는 중국 고액자산가들이 대부분 자수성가형으로 자신의 투자능력에 대한 자산감이 강해서 은행의 PB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낮은 데다 중국 자본시장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개인정보 보호도 취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별 PB서비스 이용 고객 및 관리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상위 5개 은행 중 4곳(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이 대형 국유은행이었으며, 그 중 글로벌 네트워크가 우수한 중국은행이 가장 많은 고액자산가(95,000명)를 보유하고 있었다. 4대 은행을 제외하고는 PB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것으로 알려진 초상은행(招商银行)이 PB서비스 전체 고객 규모(6만명, 4위)나 관리자산(1조7천위안,1위)면에서 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액자산가의 45%가 그들의 자산을 자식에게 상속할 준비가 되어 있거나 이미 상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자녀가 장성하여 가족 내 자산배분의 필요성이 커진 경우가 62%로 가장 많았고, 상속세 강화 등 정부의 관련 정책에 대한 우려때문이라는 응답도 47%(복수 응답)에 달하였다.

 

보고서는 은행 PB서비스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전업은행 제도와 중국의 자본시장 미성숙을 꼽았다. 은행의 경우 업무가 주로 예금과 대출로 제한되어 있어 주식이나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어렵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이 신탁회사나 증권회사 등 비은행금유회사와 공동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운용비용과 경영리스크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주식시장의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고객들이 주식이나 채권형 상품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PB서비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은행 내 PB전담팀의 구성, 상품 설계와 투자자문 사이의 긴밀한 협력, 금융회사 내부의 본점-분점 간 협력 강화 등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하고 있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중용()》제15장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 곳을 감에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함과 같고, 높은 곳에 오름에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함과 같다. 《시경》에 '처자의 어울림이 거문고를 타듯하고, 형제는 뜻이 맞아 화합하며 즐거웁고나. 너의 집안 화목케 하며, 너의 처자 즐거우리라'는 글이 있다.

 

공자는 이 시를 읽고서 "부모는 참 안락하시겠다"고 하였다( ).' 공자가 그 집 부모는 참 안락하시겠다고 한 것은 가족간의 화목이 이루어져 집안의 근본이 되었기 때문이니, 바로 행원자이()나 등고자비의 뜻에 맞는다는 말이다.

등고자비란 이와 같이 모든 일은 순서에 맞게 기본이 되는 것부터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 속담과 뜻이 통한다고 하겠다.

 

 

2017.7.8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PB시장현황과전망(170604, 금융연구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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