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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론' 이해하기 & 고복격양(鼓腹擊壤)

아판티(阿凡提) 2017. 7. 22. 06:08

노동소득 증대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 소득은 자본에 대한 이윤과 노동에 대한 임금소득으로 나뉠 수 있다.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노동소득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이자나 배당, 임대료 등 자본에 대한 소득을 얻는 사람들은 고소득층이 많아 소비성향이 낮고 임금소득자들의 소비성향은 높기 때문이다. 소비의 증가는 기업매출 확대로 이어져 투자와 고용을 증대시키고 다시 노동소득을 늘리는 선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근태,심순형의 '한국의 소득주도 성장 여건과 정책효과 제고 방안' 중에서(LG경제연구원,2017.7.4)

 

 

'소득주도 성장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단어입니다.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정부가 경제분야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기준'이 될 개념인 셈입니다. 지난 9년간의 보수정부와는 '선택의 방향'이 상당히 다를 겁니다. 그러니 오늘 경제노트 에서는 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간단히 이해하고 지나가시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론' '국정철학'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 양극화 심화와 사회경제적 분배구조의 왜곡이라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번 정부의 계획입니다. 단순히 분배 정의를 실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경제성장까지 이루겠다는 겁니다.

 

'소득주도 성장론'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노동소득을 늘리고 분배의 형평성을 제고해 경제의 성장 활력을 높이는 정책'...

 

그럼 노동소득을 늘려 분배의 형평성을 높이는 정책이 어떻게 경제성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이론적 경로'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소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자본에 대한 이윤, 2)노동에 대한 임금소득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정책수단을 동원해 1)의 비중을 줄이고 2)의 비중을 높이면 소비가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1)에서 주로 돈을 버는 고소득층보다 2)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이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소비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용 증가, 그리고 다시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는 이론입니다. 게다가 노동비용이 상승(임금상승)되면 기업들이 생산성 제고를 위한 투자를 늘릴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경제성장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내용과 논리구조를 간략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문제는 '현실'입니다. 이론만 보면 문제가 없는 것은 보수우파의 경제정책 방향도 마찬가지였지요.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의 경제 현실이라는 것이 경제이론의 논리대로만 움직이지는 않기 때문에, 그래서 어렵습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반박하는 논리도 물론 있습니다. 그중 하나만 소개한다면, 이런 겁니다. 임금이 상승해 기업 입장에서 이윤이 감소할 경우, 과연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소득주도 성장론'은 기업이 노동비용 상승이라는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래야 국내외적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기업의 이윤도 유지할 수 있을테니 까요.

 

문제는 기업이 현실에서 정말로 그런 선택을 할 것인가입니다. 반대측 주장은 이런 상황이 온다면 기업은 거꾸로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임금상승 으로 기업의 이윤이 줄어들면 투자에 나설 유인도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이윤이 줄어드는데 기업이 왜 투자를 하겠느냐는 겁니다. 만약 경제가 이런 경로로 진행된다면, 임금상승은 기업의 투자감소로 이어지고, 일자리도 줄어들 수 있습 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수출이 중요한 경제에서 임금상승은 가격경쟁력 저하로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기업들이 기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신규 투자를 할 때도 국내보다는 해외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로를 거쳐 경제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소득주도 성장론'을 반박하는 논리입니다.

 

현실에서 소득증가(임금상승)에 따른 소비확대 효과가 투자와 수출위축 효과보다 더 클 것인가?

결국 이것이 관건일 겁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십니까?

 

이상적인 것은 경제성장과 복지가 그야말로 '선순환'을 이루며 플러스 방향으로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보수와 진보의 경제정책 방법을 '수단'으로 삼아 그때 그때의 현실 동향에 따라 '적정 수준'에서 균형을 맞추며 활용해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 현실'이 그걸 허용하지 않을 때가 많지요. 보수건 진보건 자신의 지지층에 '보답'하려는 생각을 하다보니 한쪽으로 치우치는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해 다시 정권교체가 일어나고, 그러는 것이겠지요. 그게 '인간의 현실'일런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이 두 방향의 균형을 맞추어 만백성이 고복격양(鼓腹擊壤: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한다는 뜻으로, 백성들이 태평세월을 누린다는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이상적인 정부가 나올 수 있을까요.

 

어쨌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의 내용은 이해하고 기억해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5, 정부가 정책적 '선택'을 할 때, 우리가 그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이것이 될테니까요.

 

위 내용은 우리 <금융산책>가족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十八史略(십팔사략)(제요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중국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이 되었을 때, (민정)을 살피는데 (강구)라는 넓은 거리에 이르렀을 때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다. 우리 뭇 백성들을 살게 하는 것은 그대의 지극함이 아닌 것이 없다. 느끼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임금의 법에 따르고 있다.

 

요임금은 다시 발길을 옮겼다. 한 노인이 두 다리를 쭉 뻗고, 한쪽 손으로는 배를 두드리고 한쪽 손으로는 흙덩이를 치면서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며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임금 덕이 내게 뭣이 있으랴. 천하의 태평무사를 즐기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강구동자)’와 ‘(격양노인)’이라는 말이 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공자)가 ≪(서경)≫을 편찬할 때 많은 전설의 임금들을 다 빼어 버리고 제일 첫머리에 제요를 두었다. 천황씨, 지황씨, 인황씨는 물론 복희, 신농 황제에 관한 전설적인 이야기는 전혀 비추지 않았다.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천하를 전하고 순임금이 (우)에게 게 천하를 전해 준 것만을 크게 취급했다. 그리고 공자와 맹자는 이 두 임금을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떠받들고 주나라 주공을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숭모하게 되었다. ‘康衢童謠(강구동요), 康衢煙月(강구연월), 堯舜時代(요순시대), 比屋可封(비옥가봉)’ 등이 비슷한 말이다.

 

 

 

2017.7.22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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