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경제

중국 웅안신구 건립 어떻게 보아야 하나 & 서시빈목(西施嚬目)

아판티(阿凡提) 2017. 9. 11. 05:18

중국은 하북성 보정(保定)시 주변 지역에 환경공생형 미래 신도시(웅안신구 : 雄安新区)를 국가급으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웅안신구의 위치가 북경과 천진에 인접한 것은 건립 목적이 수도권 과밀화 해소에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광범한 공간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다. 게다가 중국이 지금까지의 각종 지역 개발과정에서 강조해온 ‘외자 의존’은 약화된 느낌이다. 이처럼 중국이 웅안신구 건설에 자신감을 가지는 배경에는 다양한 국가급 신구 건설 경험, 기존 신구 건설에 참여한 개발자의 행정 경험 그리고 신형도시화 정책에서 축적된 호적제도 개혁 경험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웅안신구 건설이 본격화되면 한국은 철강, 석유화학 및 건자재 등을 비롯하여 위성도시(신도시) 건설 경험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웅안신구 건설에는 전반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개발여건이 심천 및 상해포동 등 중국을 대표하는 특구 및 신구에 비해 불리하다.

 

특히 배후지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웅안신구 건설이 경제사회적 목적보다는 심천 = 등소평, 상해포동 = 강택민처럼 웅안신구=시진핑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에 더욱 무게를 둔 것이라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개발 주도가 민간 및 혁신이 아닌 정부 및 국유기업이 되어 최근 정책 기조와는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한편, 중국에서 호적제도 개혁은 국가 성장방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변수이다. 이러한 변수는 신형도시화 정책을 통해 구체화된다. 하지만 신형도시화 정책에서 주로 추구하는 호적제도 개혁과 웅안신구에 적용되는 호적제도 개혁에는 차이가 있다. 자칫 서시빈목(西施嚬目: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흉내낸다는 뜻으로, 쓸데없이 남의 흉내를 내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또는 남의 단점을 장점인 줄 알고 본뜸을 비유)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웅안신구가 기대하는 신형도시화 정책의 개혁 경험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이 고사는 《장자()》〈천운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월나라의 절세미녀인 서시는 가슴앓이병이 있어 언제나 미간을 찌푸리고 다녔다. 그랬더니 그 마을의 추녀가 이것을 보고 그 어여쁜 데 감탄하여 자기도 가슴에 손을 대고 미간을 찡그리며 마을을 돌아다녔다.

그러자 그 마을의 부자는 이것을 보고 굳게 대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은 이것을 보고 처자를 이끌고 마을에서 도망쳤다. 이 추녀는 미간을 찡그린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만 염두에 두었을 뿐, 찡그림이 아름다운 까닭을 알지 못했다. 즉, 서시는 본래 아름다우므로 자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 고사는 원래 공자의 제자인 안연()에게 노()나라의 악사장()인 사금()이 한 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이 장은 사금의 말을 빌려서 장자()가 공자의 상고주의()를 '외형에 사로잡혀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한 것이다.

장자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제도나 도덕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춘추시대 말엽의 난세에 태어난 공자가 그 옛날 주왕조()의 이상정치()를 그대로 노()나라와 위()나라에 재현하려 하는 것은 마치 추녀가 서시를 무작정 흉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빈정대어 말한 것이다. 

 

 

2017.9.11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 웅안신구 건립 어떻게 보아야 하나(170824, 산업연구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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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웅안신구 건립 어떻게 보아야 하나(170824, 산업연구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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