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문화

‘한한령’의 함정 & 어로불변(魚魯不辨)

아판티(阿凡提) 2017. 11. 4. 05:31

한국 정부의 사드(THAAD)’ 배치 발표에 반발하며 중국 정부가 이른바 한한령 발동한지 어언 1년이 지났다. 한한령 대단히 흥미로운 이유는 중국의 보복 조치가 무엇보다 문화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근까지 중국과 갈등을 빚었던 프랑스(2008), 일본(2010, 2012), 몽골(2016) 국가들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다양한 보복 조치를 감행하면서도 적어도 문화 영역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은 문화(한류) 핵심적인 보복 수단으로 선택했을까?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이제 중국측의 입장에서 한한령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같다.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외국문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는 크게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문화정체성과 관련된 이른바 문화안보론이고, 다른 하나는 소프트파워 강화를 통한 종합적인 국력의 신장이었다. 우선 2004 중국 정부는 문화안보를 정치안보, 경제안보, 정보안보와 함께 국가 4 안보전략으로 확정했다.

 

문화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거론한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심각한 문화적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팡옌푸(方彦富)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 정부는 2001 WTO 가입을 계기로 시작된 서구 자본주의 문화의 대량 유입을 중국 민족문화의 생존과 발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한한령 통해 중국의 대외적 문화정책은 묘한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문화 직접적인 국가 이익과의 관계 속에서 인식하고, 한편으로는 외국 문화의 진입에 대한 제재를, 한편으로는 자국 문화의 해외진출을 공격적으로 독려하는 문화정책은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패권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

 

문화가 소프트파워의 중요한 자원으로 간주되는 것은 (power) 행사하는 방식의 차이, 강제나 유인과 같은 하드파워의 방식이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바를 원하게 만들도록 끌어들이는 소프트파워의 방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한령 문화를 하드파워의 방식으로 사용함으로써 소프트파워의 근본적인 목표,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을 얻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한령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선택할 있는 어로불변(魚魯不辨:어(魚)와 노(魯)를 구분하지 못할 만큼 무식함 )의 정책수단 이었다. 조만간 ‘한한령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남겨 놓은 다른 과제를 해결하는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문화는 결국 사람의 마음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관행중국, 인천대>에서 발표해 주었다.

 

 

 

 어()와 노()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눈이 나쁜 것 아닌가요? 두 글자를 읽지 못하고 뜻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은 대단히 많을 듯합니다. 그러니 무식하다는 말 안 들으려면 한자 공부 열심히 해야겠네요.


변()은 ‘분별하다’라는 뜻을 갖습니다. 변명(), 변증법()처럼 쓰입니다.
이처럼 둘 사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바보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2017.11.4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한한령의 함정(171001, 관행중국).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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