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누릴 수 있는 시간의 총 길이는 사람들마다 각각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든 병든 사람이든, 아이든 어른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모든 인간에게 한 시간은 60분, 하루는 24시간이고, 일 년은 365일로 똑같이 그리고 평등하게 주어집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누리는 순간순간의 시간이 바로 소중한 생명 그 자체인 것입니다."(43쪽)
히노하라 시게아키의 '103세 현역 의사 히노하라, 건강과 행복을 말하다' 중에서(예인)
"우리 모두가 누리는 순간순간의 시간이 바로 소중한 생명 그 자체이다."
'103세 현역의사'로 유명했던 히노하라 시게아키 박사. 올해 7월 106세로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말을 모은 책이 일본에서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103세가 넘어서까지도 의사와 작가, 강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평생 현역'으로 유명했던 그가 남긴 책의 제목은 '살아가는 당신에게'. 한글 번역서는 나오지 않았고, 일어판 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책에서 그는 삶과 죽음, 고통과 행복, 가족과 우정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몸이 쇠약해져서 외부 활동은 못하게 되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20시간 이상 열변을 토했습니다. 마지막 인터뷰에서는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남은 인생의 여행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고, 반년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음이 무섭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듣는 것만으로 다리가 떨릴 정도로 무섭다. 하지만 죽음과 생명은 나눌 수 없는 것이며 도망갈 수도 없다. 단지 부여받은 사명을 완수하려고 노력할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나이를 먹는 것은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축복이었고, 이와 관련해 "최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장원제의 '[글로벌 북카페]살아가는 당신에게')
'103세 현역 의사 히노하라, 건강과 행복을 말하다'라는 책에서는 그가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연간 180여회의 국내외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집필과 사회봉사 활동까지 왕성하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실제로 98세였던 2009년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페어헤븐을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고, 99세였던 2010년에는 우리나라의 가천의대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 그의 다이어리에는 2016년도에 해야 할 일까지도 기록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히노하라 박사는 올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행복의 문턱을 낮추라. 행복이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충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103세 현역 의사 히노하라, 건강과 행복을 말하다'에서 그가 한 말입니다. 행복이란 각자가 느끼는 주관적 감각이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을 쉽게 느낄 수 있는 상태로 문턱을 낮추면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충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지요.
히노하라는 책에서 한 암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환자는 처음 암 진단을 받자 앞으로는 좋아하는 술도 끊어야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수술을 받고,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물은 내 평생 마셔본 적이 없어. 정말이지 내가 먹어본 것 중 최고로 맛있다." 병이라는 경험을 통해 그동안 높아졌던 행복의 문턱이 다시 조정된 것이었습니다.
올해 7월 106세로 세상을 떠난 '평생 현역의사'의 마지막 책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소식에, '100세 시대'를 어떻게 보람있고 행복하게 살아가야할지 예미도중(曳尾塗中: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끌며 살아도 죽은 후의 호강보다 좋다는 말로 부귀롭지만 속박받는 삶보다는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삶이 좋다는 )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장자(莊子)》의 추수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장자는 전국시대의 사상가이다. 초나라의 임금이 사자를 보내 장자에게 정치를 맡아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낚시질을 하던 장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물었다. “초나라에는 신귀라는 3천년 묵은 거북이 등딱지가 묘당 안에 있다지요. 듣건대 왕은 그것을 비단천으로 싸서 호화로운 상자 안에 소중히 받들어 모신다더군요. 그런데 그 거북이 죽어서 그와 같이 소중하게 여기는 뼈가 되기를 바라겠소?(寧其死爲留骨而貴乎) 아니면 그보다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기를 바라겠소?(寧其生而曳尾塗中乎)”
열어구편에는 장자를 초빙하기 위해 찾아온 임금의 사자에게, “당신들은 제사에 쓰는 소에게 비단옷을 입히고 풀과 콩을 먹이지만 태묘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에 그 소가 송아지가 되기를 바란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라고 하는 기록이 있다.
《사기(史記)》에도 장자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 이 두 이야기를 묶어 장자는 몇 해 부귀를 누린 후에 권력투쟁의 제물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벼슬하지 않은 평민의 몸으로 욕심없이 살면서 삶을 누리기를 바라면서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
2017.11.18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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