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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사드 시대 … 중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 & 전전반측(輾轉反側)

아판티(阿凡提) 2017. 12. 26. 05:17

‘한겨울 얼음 석자가 하루아침에 언 게 아니다(氷涷三尺非一日之寒)’란 말이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도 완전 해소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에 13조원 이상의 피해를 주고도 중국은 사드 철수를 고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와 관련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거론하는 건 한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에 대국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드 갈등이 한창일 때 우리 기업인이 전한 한 중국 외교부 관리의 말이 “소국은 대국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인식이 중국 관리들에게 박혀 있다면 어떻게 양국 관계의 건설적 발전이 가능하겠나. 중국은 오랜 세월 세상 모든 국가를 자신의 발 아래 두는 천하(天下)질서의 틀에서 살았다. 시진핑이 강조하는 ‘중국 특색의 대국 외교’가 천하질서의 부활일까 걱정스럽다.

 

중국의 노회한 외교에 잇따라 얻어맞는 모양새의 아마추어 외교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도 큰 문제다. 지난 9월 한·중 외교장관 회담 후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강경화 장관이 ‘한국 측은 한반도에 다시 전술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지킬 것”이라고 올렸다.
 
강 장관이 이후 중국에 약속한 바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사달이 난 뒤였다. 사드 갈등을 봉인한 10 31일 합의 중의 ‘3(三不)’도 비슷한 경우다. 중국은 우리 측이 사드 추가 배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등 세 가지 사항에 대해 불가(不可)를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마오쩌둥의 네 가지 협상 전술 중 하나인 ‘선참후주(先斬後奏, 선 처리 후 보고)’ 방식을 응용한 것이다. 상대의 의도를 중국 자신에 유리하게 해석한 뒤 이를 언론에 흘려 기정사실화하는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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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합의나 문·시 정상회담 등에서 우리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건 우리도 할 말은 했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중국의 졸렬한 사드 보복에 대해 일언반구의 말도 끄집어내지 못하나. 중국의 눈치를 살펴서인가. ‘외교나 안보 사안이 경제에 영향을 주는 데 양국이 유의하자’는 정도의 말이나 표현은 가능한 게 아닌가.
 
“중국과의 협상은 한판의 선전전이다. 중국이 사실을 왜곡하고 힘으로 착취하는 비열한 행위를 용감하게 들춰내야 한다”고 말하는 대만의 중국 협상 전문가 린원청(林文程)의 말을 새길 필요가 있겠다. 우리도 이제 전전반측(輾轉反側:수레바퀴가 한없이 돌며 옆으로 뒤척인다는 뜻으로, 근심과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 )하지 말고 중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중앙일보>의 기사를 빌어온 것이다.

 

 

 

 생각과 고민이 많아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임을 되풀이하는 것을 형용하여 '전전반측()'이라 한다. 전()은 반쯤 돌아 몸을 모로 세우는 것이고, 전()은 뒹군다는 뜻이다. 반()은 뒤집음, 측()은 옆으로 세운다는 뜻이다. 이 말은 처음에는 아름다운 여인을 그리워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시경()》 국풍()의 〈관관저구()〉의 한 구절이다.

구룩구룩 물수리는 강가 섬에 있도다[ ].
요조숙녀는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
들쭉날쭉한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면서[ ],
요조숙녀를 자나깨나 찾는구나[ ].
구하여도 얻지 못하니 자나깨나 생각쿠나[ ].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이리저리 뒤척이는구나[ ].

그러나 지금은 이런 연정의 의미가 많이 퇴화되어, 단지 걱정과 많은 생각으로 잠을 못 이루는 모든 경우를 두고 전전반측이라 한다.

 

 

2017.12.26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포스트 사드 시대 … 중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171123, 중앙일보).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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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사드 시대 … 중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171123, 중앙일보).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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