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고사성어, 추천하고픈 글

AI시대와 '코드화 할 수 없는 일' & 수어지교(水魚之交)

아판티(阿凡提) 2018. 4. 7. 05:43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지식노동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논평을 해왔다. 그러면서 컴퓨터는 우리가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없을 거라는 낙관론을 펴왔다. 우리는 하고 있는 일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상당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우리 자신을 단순 수작업 노동자나 육체노동자와 구분한다

우리의 판단은 수량화하거나 규칙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사용하는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은 모델화하거나 프로그램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협업 과정은 너무나 가변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컴퓨터화할 수 없다고 굳게 믿는다. 이 모두에서 우리는 틀렸다.(46)

 

토머스 데븐포트 등의 'AI 시대, 인간과 일' 중에서(김영사)

 

(예병일의 경제노트)

'코드화 할 수 없는 일'...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노트 가족분들이 기억해두면 좋은 개념입니다.

 

우선은 자녀에게 직업이나 삶에 대해 조언해줄 때 이 개념을 설명해주면 좋겠습니다. 물론 100세 시대에 돌입한 지금은 부모인 우리 직장인들도 이 개념을 통해 자신의 일을 '재정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능을 갖춘 기계'의 등장은 머지않아 '인간'에게 커다란 위협이자 도전이 될 겁니다. 그 위협은 과거의 예상과는 달리 높은 수준의 교육을 통해 완성된 전문 지식노동자들까지 그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과학자, 교수, 회계사, 마케터, 기획자, 비행기 조종사, 기자 등도 영향의 범위에 해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인간의 일'로 남게 될 일은 저자 데븐포트의 표현대로 코드화할 수 없는 일, 즉 예측 불허의 돌발상황이 많아 단계별로 나누어 매뉴얼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일이 될 겁니다. 코드화할 수 있는 업무는 규칙과 알고리즘으로 특정해 자동화시킬 수 있으니까요.

 

"'자동화'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주어진 일에서 무엇을 하고 그 결과 무엇을 끌어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코드화가 가능해지는 순간 컴퓨터를 배치해 인간이 하는 일을 최대한 잘게 쪼갠다. 오로지 경비 절감이 목표이기 때문에 자동화는 경영진의 생각을 현재 달성되고 있는 성과에만 연연하게 제한한다."

 

우리는 '자동화'에 주목하면서, 데븐포트의 조언대로 자신의 일을 AI를 활용해 '증강'시키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과 기계가 현재 각각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 둘의 협력을 통해 일을 심화할 수 있는 수어지교(水魚之交;매우 친밀하게 사귀어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의 방법을 모색하라는 겁니다

 

'정답'은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자녀와 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코드화 할 수 없는 일', 이 개념을 기억하고 함께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원래 물과 고기의 사귐이란 뜻으로, 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관계에 비유한 말이다. 어수지친()이라고도 하는데, 부부 사이나 남녀가 매우 사랑하는 것을 어수지락()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중국 삼국시대의 유비()와 제갈 량()의 사이를 비유한 데서 비롯된다.

《삼국지》 <제갈량전()>을 보면, 유비와 제갈 량과의 사이가 날이 갈수록 친밀하여지는 것을 관우()와 장비()가 불평하자, 유비가 그들을 불러 “나에게 공명()이 있다는 것은 고기가 물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는 불평을 하지 말도록 하게( )”라고 타일렀다. 이리하여 관우장비는 다시는 불평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8.4.7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