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 이야기/중국금융 기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금융 개방 & 각주구검(刻舟求劍)

아판티(阿凡提) 2018. 9. 26. 06:36

올 3월 미국이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계기로 발발한 무역분쟁이 6개월이 지났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 간 공식, 비공식 대화 체제가 가동되고는 있으나 번번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5월 들어 잠시 무역균형을 맞추기 위한 합의에 도달하는 듯 했으나 최근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대립은 이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미국이 제시한 표면적 요구는 크게 균형무역수지, ‘제조2025’로 대변되는 ‘국가자본주의’ 정책 포기, 지재권 보호 등 세 분야로 귀결된다. 미중과 같이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은 궁극적으로 어느 한 측이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없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측 모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마이너스 게임이다.

 

그렇다면 가열화되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애당초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들고 나온 것에는 분명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이 자명하다. 흔히 거론되고 있는 11월에 있을 중간선거나 러스트벨트의 재건과 같은 정치적 이슈는 체급이 맞지 않을뿐더러 너무 노골적이어서 국가 간 명운을 건 한판 승부의 목표로는 적합하지 않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과거 3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미국의 패권이 도전 받는 상황에서 중국의 추격을 지연 또는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또 모를까.

 

미국의 중국 견제는 오바마 정권에서도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이 그 방증이다. 미국은 전체 해외 주둔 병력의 50% 이상을 아시아에 주둔시키고 있다. 그 목적은 ‘중국견제’에 있어 무역전쟁과 방법만 다를 뿐 실질은 같다.

군사적 분쟁이나 무역전쟁에 비해 의식형태나 금융 측면에서의 전쟁은 쉽게 관찰되지는 않지만 살상력은 훨씬 더 크다. 다시 말해 무역전쟁은 표상일 뿐이며 미국이 무역전쟁의 빌미로 내세운 ‘균형수지’, ‘지재권보호’, ‘국가자본주의 배격’ 등은 연막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중간 무역전쟁은 ‘금융전쟁’으로 옮아갈 공산이 크다. 하물며 과거 수십년 동안 미국은 ‘금융’을 둘러싼 싸움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지구 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금융시스템과 만국 통용 화폐인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향유하는 한 금융에서만큼은 미국과 맞서 이길 수 있는 나라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중국이 점진적으로 자본시장의 개방 폭을 확대해 나감에 따라 국내 자본의 대 중국 투자 비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안 자산을 확보하기가 용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QFII 한도 및 투자 대상 범위에 대한 확대가 예상되며 동시에 후강퉁, 선강퉁을 통한 국내 금융자본의 대중국 간접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 직접투자 시대에 대비한 금융기관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은 항상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중국 자본이 핫머니가 되어 우리 금융시장을 교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각주구검(刻舟求劍:「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으로,판단력이 둔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뜻)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국계 자본의 국내기업 ‘사냥’에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경제적으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중국의 금융 개방이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포스코경영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춘추전국() 시대() 초()나라의 한 젊은이가 매우 소중히 여기는 칼을 가지고 양자강()을 건너기 위하여 배를 타고 가다가 강 한복판에서 그만 실수()로 쥐고 있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놀란 이 사람은 얼른 주머니칼을 꺼내서 칼을 빠뜨린 부분의 뱃전에 자국을 내어 표시를 해 놓았다.

 

그는 「칼이 떨어진 자리에 표시를 해놓았으니 찾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배가 언덕에 닿자 뱃전에서 표시를 해 놓은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 칼을 찾았으나 칼은 없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이 그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었다.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2018.9.26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금융 개방 (180831,포스코경영연구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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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금융 개방 (180831,포스코경영연구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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