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넷플릭스에서는 고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놓고 콘텐츠와 마케팅 부문장 간에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인 적이 있다. 둘 다 심지가 굳고 각자의 의견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난투로 치달았다.
리드는 현명한 해결책을 냈다. 그는 그 둘이 마주 보고 앉아 공개 토론을 하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나머지 경영진은 관중이 됐다.
신의 한 수는, 서로가 상대방의 편에서 주장하도록 한 것이다. 토론에서 이기려면 상대편의 입장이 돼야 했다.(122쪽)
패티 맥코드의 '파워풀 -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중에서(한국경제신문)
(예병일의 경제노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 1997년 비디오와 DVD 우편 대여 서비스 업체로 출발, 지난 5월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디즈니를 추월하며 주목을 받았던 기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고, '하우스 오브 카드'라는 자체 제작 드라마로도 친숙한 회사이지요.
넷플릭스는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강조하며 급성장한 기업입니다. 그런 넷플릭스의 토론에 관한 다음 일화는 회사의 급성장 못지않게 우리가 주목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과거 넷플릭스에서 콘텐츠 부분장과 마케팅 부문장이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는지를 놓고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논쟁들처럼 그 문제도 양측 모두 나름의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립은 격렬해졌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이런 경우 두 사람이 비공개적으로 만나 해결하거나 아니면 CEO 등 그들의 상급자가 결정을 해버립니다. 조직을 위한 최선의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고, 대개 정치적으로 결정이 되지요.
그런데 넷플릭스에서는 조금 달랐습니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해결방안으로 공개 토론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다른 경영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간부가 마주 보고 토론을 해보자는 것이었지요.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이 대목입니다. 헤이스팅스는 두 사람이 각자 상대방의 편에서 주장하도록 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야 토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었지요.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며 토론을 해보면, 자신의 주장에만 매몰되지 않고 '회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보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논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의 공개 토론. 우리가 참고할만한 넷플릭스의 조직 문화입니다.
위 글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옛날 중국에 하우와 후직이 살고 있었어요. 두 사람 모두 나라의 일을 돌보는 벼슬아치였지요. 나랏일을 하느라 너무 바빠서 하우와 후직은 자기 집에 가지도 못하고 신경도 쓰지 못했어요. 집 앞을 지나갈 때조차 안에 발도 들여놓지 않았지요. “몇 년 만에 집 앞을 지나시는 게 아닙니까? 한번 찾아가 보시지요.” 주위 사람들이 이렇게 권해도 하우와 후직의 대답은 한결같았어요. “내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많은 백성들이 힘든 일을 겪을 수 있네. 그런데 어찌 우리 집에 드나들며 신경을 쓸 수 있단 말인가.”
훗날 사람들은 백성들을 자신의 가족보다 더 아끼고 보살폈던 하우와 후직을 칭찬했어요. 중국의 대학자였던 공자는 하우와 후직과 함께, 자신의 제자였던 안회를 칭찬했어요. “안회는 세상 사람들이 어렵게 산다고 하며 스스로 밥 한 그릇과 물 한 잔만 먹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하우, 후직, 안회 세 사람 모두 자신의 처지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배려한 사람들이다. 입장을 바꾸어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려 보는 것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사람들은 하우, 후직, 안회의 이야기를 기억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나와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는 뜻의 ‘역지사지’라는 말을 쓰게 되었답니다. |
2018.9.29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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