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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상존하는 경제' & 이율배반(二律背反, antinomy)

아판티(阿凡提) 2018. 10. 13. 05:49

1873년과 1973년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에너지 가격의 갑작스러운 인상이라는 동일한 충격이 어느 경우에는 불황을 야기하고, 어느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답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사회 경제 구조에 심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대하고도 강력한 공공 부문의 등장이었다. 이제 모든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공공 부문이 전체 지출의 30~50%,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공공지출 덕분에 전에는 존재조차 없었던 경제 활동의 장이 마련되었다.

이런 거대 공공 무문의 등장만으로도 불황의 위협이 상존하는 세계가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상존하는 세계로 변모하기에 충분했다. (270)

 

로버트 하일브로너, 레스터 서로우의 '한번은 경제 공부' 중에서(부키

 

(예병일의 경제노트)

 

두 분 모두 세상을 떠난 경제학자입니다. 하일브로너와 서로우. 그들이 오래전 쓴 책을 읽다 보니, '인플에이션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한 대목이 나오더군요. 요즘의 경제상황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듯해 소개해드립니다.

 

'불황의 위협이 상존하는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상존하는 경제'로의 변화...

19세기 중후반과 20세기 중후반의 경제의 차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 것입니다.

동일한 에너지(각각 석탄과 석유) 가격의 급등이 초래할 결과가 19세기 중후반에는 불황, 20세기 중후반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얘깁니다

 

원인은 '공공 부문의 등장'이라는 자본주의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입니다. 서구 자본주의는 공공 부문이 전체 지출의 30~50%, 때로는 그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공지출을 통해 경기 침체가 심각한 불황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려 시도하고 있지요. 사회보장, 실업보험, 예금 보장 등의 정부 지출이 그 예들입니다

 

요즘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음식값 등 생활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값 급등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오늘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한 뉴스를 보니,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 지수가 160.1로 자료가 확보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더군요. 전 세계적으로도 집값이 크게 올랐다는 얘깁니다. 한국은 오히려 상승 폭이 낮은 쪽이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불황 대책으로 전세계적으로 막대하게 풀린 돈, 즉 공공지출의 영향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도 실업대책과 복지대책으로 공공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요

 

'불황의 위협이 상존하는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상존하는 경제'로의 변화.

요즘의 우리나라와 세계경제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는 이율배반(二律背反, antinomy: 논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 동등한 근거로 성립하면서도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두 명제 사이의 관계)의 개념입니다.

 

이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논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 동등한 근거로 성립하면서도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두 명제 사이의 관계.


칸트(I. Kant)는 이러한 예로 다음과 같은 명제를 든다. 즉, "세계는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한정된 것이다"와 "세계는 시간적·공간적으로 무한하다"가 그것이다. 이것은 모순된 두 명제가 모두 허위이거나 또는 일면에 서만 진실일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2018.10.13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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