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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나만의 공간'은 내면에 & 불립문자(不立文字)

아판티(阿凡提) 2018. 10. 6. 05:33

직장인이든 가정주부든, 학생이든 매일 30분씩 직업에서 역할에서 은퇴해보세요. 지난 기억을 지워야 새로운 기억을 채울 수 있듯이 휴식을 취해야 열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잡음을 끊어내고 내면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면 아우렐리우스가 말한 진정한 은신처가 생길 겁니다. 아니면 그저 일의 노예, 시간의 노예, 삶의 노예로 살아가게 되겠지요.(248)

 

김형철의 '최고의 선택' 중에서(리더스북)

 

(예병일의 경제노트)

 

'나만의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서재, 작업실, 은신처...

"언젠가 그런 나만의 공간을 만들면, 그때부터는 그곳에서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집중하고 휴식도 취할거야..."

하지만 그러면서 시간만 흘러갑니다.

 

그런데 로마의 현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치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해주는 말같습니다.

 

"사람들은 전원이나 해변이나 산속에 있는 집을 은신처로 삼으려고 한다. 당신도 이러한 집을 열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장 평범한 사람이라는 증거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신은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당신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이러한 휴식을 취하며 자신을 쇄신하라."

 

'진정한 은신처', '나만의 공간'은 내면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관련해 철학자 김형철 교수는 내면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면서 매일 30 '은퇴'해보라고 말합니다. 외부의 잡음을 차단하고, 30분 동안 직업이나 자신의 역할에서 떠나보라는 얘깁니다.

아우렐리우스의 말처럼 장소는 상관없습니다. 집 거실이든 카페든 산책길이든 모두 좋습니다. 물론 휴대폰이나 메일 등 외부의 방해는 미리 막아 놓아야겠지요.

 

내면에 있는 '나만의 공간'에서 정기적으로 자신과 대화를 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문자로는 세울 수 없다. 진정한 깊은 진리 말이나 글을 써서 전할 수 없다는 말 ), 일이나 시간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볼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문자로는 세울 수 없다. 진정한 깊은 진리는 말이나 글을 써서 전할 수 없다는 말이다. 즉 인간이 각고의 숙고 끝에 얻은 정신이나 사고는 언어를 통해 표출하면 원래의 모습을 훼손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자를 매개로 해서는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주로 불가()에서 주장한 부처의 이치를 전하는 방식은 말이나 글이 아니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논리가 문학론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렇게 마음으로 진리를 전하는 것을 이심전심()이라고 관용적으로 표현한다. 이 말은 원래 "가르침 외에 따로 전했는데 문자로는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곧바로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서 본성을 본다면 부처가 될 것이다.( )"는 말의 한 구절이다.

『전등록()』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지선사가 말하기를 성은 곧 부처요 부처가 곧 성이니 때문에 성을 보면 부처가 된다고 하는 것이다.( )" 『석씨요람()』에도 "달마는 곧바로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 성을 보고 부처가 된 사람이니 태어남이 없는 문제에 대하여 순식간에 명료해졌다.( )"고 하였다.

결국 진리의 본체는 문자나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닐 때 가시적이고 판독 가능한 체계가 아닌 초월적이고 초감각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불가에서 언어도단()이라고 해서 말이 끊어진 곳, 공기를 통한 목청의 떨림인 파동이 아닌 고차원의 감각을 이용해서 절대적 경지를 표현하는 방식을 중요하게 취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선가()에서 할()이나 방()을 써서 제자를 깨우친다거나 논리적으로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인 화두()로서 진리를 참구()하는 방식이 나온 것도 이러한 문자가 지닌 본질적인 한계를 깨닫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8.10.6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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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나만의 공간-은 내면에 -(180904, 예병일의경제노트).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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