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龍 이해하기/중국 정치

중국의 서쪽 국경도시 후얼구어스에서 & 경전하사(鯨戰蝦死)

아판티(阿凡提) 2019. 4. 16. 05:23


중국의 변경여행은 중국 역사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 왔던 화이의 세계를 직접 확인해 보려는 시도이자 이른바 현대판 중화제국의 실체를 일부나마 관찰할 있는 기회였다. 특히 차례에 걸친 신장 여행은 과연 중국이란 국가가 어떤 성격의 국가인가를 되새겨 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거의가 단일 민족으로 구성된 한국인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중원세계와는 너무나 다른 민족과 문화, 자연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신장의 경우에는 중국이란 국가의 실체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후얼구어스는 내가 중국여행에서 중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소도시이다. 이곳은 예전에 실크로드가 번성하였을 , 실크 로드 천산북로 중의 하나에 속하였고, 그런 탓에 중앙아시아로 나아가는 요지였던 곳이다. 특히 이곳이 러시아와 이리 지방의 교통상 요지로 발전하게 것은 1881년에 청과 러시아가 육로 협정을 맺으면서부터라고 있다그리고 인민공화국 성립 이후부터 1962년에  나라의 관계가 우호적일 가장 번성한 무역 도시 중의 하나였으나, 이후 양국관계가 악화되면서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다



후얼구어스 여행에서 느낀 것은 중국의 영토가 상상 이상으로 무척 넓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역사상 경험한 중원의 세계와는 매우 다른 민족과 문화와 생태계가 서쪽 끝에 전개되어 있었다. 정말로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동아시아적 시각과 더불어 유라시아적 관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이곳의 주인공이던 카자흐인들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들 민족은 카자흐스탄과 중국으로 분단되어 있지만 원형은 러시아와 청조 시대에 주조되었다. 어찌 보면 팽창하던 제국의 경전하사(鯨戰蝦死: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는 뜻으로 강자들의 권력 다툼 사이에서 해를 입는 것은 약자라는 말)의 희생양이었다고도 있을 것이다. 반면 분단은 후얼구어스라는 교류와 접촉의 거점을 만들어낸 것으로 생각되었다. 대자연을 자유롭게 뛰어 다녔던 카자흐의 오랜 관행은 이러한 대국에 의해 제약을 받았으니, 후얼구어스는 점에서도 중요한 상징일 것이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관행중국>의 내용을 빌어온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경투하사()라고도 한다. 힘 센 자들의 싸움에 휘말려 아무 관계없는 약한 자가 오히려 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17세기 후반 조선 문인 홍만종()이 완성한 《순오지()》에는 당시 많이 쓰이던 속담 130여종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 경전하사에 대해서 "고래 싸움에 새우 죽는다는 것은 큰 놈들 싸움 통에 작은 놈들이 화를 입는다는 말이다[, ]."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경전하사는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 흔히 쓰인 속담으로, 비슷한 말로는 간어제초()라는 성어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에 약소국인 등()나라가 강대국인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서 괴로움을 당한 데서 유래하는 말이다. 반대말로 조개와 황새가 싸우느라 서로 도망가지 못하자 지나가던 어부가 우연히 둘을 한꺼번에 잡게 되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여 싸움과 관계없는 제3자가 이득을 얻는다는 말인 어부지리()가 있다. 


2019.4.16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중국의 서쪽 국경도시 후얼구어스에서(190201, 관행중국).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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