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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모두 중국 탓? & 동병상련(同病相憐)

아판티(阿凡提) 2019. 5. 3. 05:25

필자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의 대부분을 중국 베이징에서 보냈다. 지금 떠올려도 다시없을 좋은 경험과 추억이 가득하지만 베이징의 기후와 환경만은 외국인 유학생에 있어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봄에는 황사, 여름에는 폭염, 짧고 아름다운 가을을 지나면 겨울에는 혹한과 건조하며 나쁜 대기질에 시달려야 했다. 본래는 산책을 좋아했지만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집안에 틀어박히기 일쑤였고, 청소할 때를 제외하면 창문을 열지도 않았다.

그때만 해도 한국은 대기오염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 년에 한두 차례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창문을 열고 지내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고, 일회용 마스크는 감기에 걸렸을 때나 쓰는 물건이라 생각하며 돈 내고 사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 한국인의 삶이 달라졌다.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일이 일과가 되었고, 어느새 마스크와 공기 청정기는 필수품이 되었다.

이에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의 연구 결과는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에 중국의 책임이 일정 부분 있음을 주장한다. 북반구에는 편서풍이 불고, 특히 가을과 겨울은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정부와 관련 기관은 미세먼지 문제와 대기오염 악화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근래에 발표되는 결과를 살펴보면 최소한 절반 이상의 오염 물질이 중국에서 유입된다. 이에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정부가 대책을 세우고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의 책임이라 하면서, 다른 이를 맹목적으로 탓하다가는 스스로 미세먼지를 줄일 기회를 놓칠 것이라 주장한다. 감정적 언론 보도에 양국 국민의 감정 역시도 악화되는 상황이다


중국에도 한국이 자국의 미세먼지 문제에 중국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연하게 그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의 정부, 언론, 여론도 자국의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겉으로는 그렇다. 근래 몇 년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만은 않았기에 웹상에서 보이는 반응들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는 실질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우리가 노력하면 중국이 오염유발 책임을 인정할까? 불가능하다. 중국 측은 자국의 오염이 심하고 한국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다만 국가의 책임 인정은 국격, 배상, 후속 조치 등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참여와 협조가 없다면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렵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을 원한다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만 한다.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긴다)의 한중간 공동 조사, 연구, 기술 협력 같은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시도와 노력은 굴욕이 아니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원광대 한중문화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초나라 사람인 오자서는 간신들의 손에 아버지와 형을 잃었어요. 오나라로 망명한 오자서는 왕의 신임을 얻어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았답니다. 그 무렵, 초나라 간신들의 손에 아버지를 잃은 백비가 오나라로 망명을 했어요.


오자서는 같은 처지에 처한 백비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래서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높은 벼슬에 오르게 했지요. 이처럼 ‘동병상련’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기고 돕는 것을 말해요.



2019.5.3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미세먼지, 모두 중국 탓(190308, 원광대 한중문화연구원).docx


미세먼지, 모두 중국 탓(190308, 원광대 한중문화연구원).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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