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熊&기타국 이해하기/기타국가

'일본'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위기 & 수어지교(水魚之交)

아판티(阿凡提) 2019. 9. 6. 04:55

2019년 글로벌 경제는 위기의 연속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잠시 휴식기를 거치고 있지만, 사태의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2018 7월 시작된 두 국가 간의 무역전쟁은 일견 미국의 승리로 보이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사태는 마치 1970년대에 출현했던 신보호주의로 인해 전 세계 경기를 얼어붙게 했던 양상과 너무나 흡사하다.

최근에 나타난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관련 무역 제재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강제징용피해자 여운택, 신천수씨가 신일철주금을 대상으로 개인 청구권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한국의 법원에서 이를 인정하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이 감행됐다. 7 4 '플루오린화 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선언한 것이다.


한편 이 상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었던 국내의 대기업들과 한국 정부는 점차 안정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러시아나 중국에서 불화수소 공급 및 한국 중소기업에서의 동일 제품 개발 및 생산 시작을 알리는 내용들이 언론에서 방송이 되었고, 미국의 IT 관련 협회가 글로벌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이유로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항의문건을 전달하면서 압력을 가하고 있다. 과연 일본이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취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러나 우리는 좀 더 근본적인 내부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일본은 반도체 생산 사슬 전 과정에 걸쳐 대부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 이번 기회에 한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대한 막대한 피해를 감수시켜 퇴보하도록 유도하고, 반도체 산업 전 생산 단계에서 일본 기업들만으로 형성된 생산 네트워크를 형성, 글로벌 단위의 거버넌스를 완전히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도 반도체의 사용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은 반도체 산업의 패권 확보를 위한 '미국 따라하기'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이념이 생겨나고 그 영향으로 기존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던 개념들 역시 바뀔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었다. 기업 간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다시금 일본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본 기업들을 생산 네트워크에 포함시키는 것은 불가하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생산 네트워크를 재정의하여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의 부정적 요소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면 된다

새로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심해서 구성되어야 한다. 첫째, 소재부품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또 다른 특정 국가의 기업들에게 의존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 이는 이번 사태와 같이 국가의 행위가 네트워크 전체의 리스크로 작용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 소재부품 공급기업의 풀을 넓히고, 전략적인 관리를 진행해야 한다.

둘째, 부품소재산업 육성의 대상을 국내 중소기업에 집중시켜야 한다. 정부와 대기업이 이번 기회에 침체된 한국의 제조업 분야를 부흥시키기 위한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대기업의 기술 탈취를 염려해 만들어 놓았던 정책들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긍정적 협력관계 형성을 목표로 수정 및 실행해야 한다.  

셋째, 공기업의 일부 조직을 생산 네트워크 내에 참여시키고 일정 기능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소재 수입과 관련된 부분에 관여하여 원활한 수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에 참여, 대기업 위주의 가격결정구조에 참여, 모든 프로그램에서 수어지교(水魚之交:매우 친밀하게 사귀어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인 중소기업과의 연계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등의 권한을 부여해 이익의 공유가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도록 조정의 역할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


위 내용을 설명하는 아래 첨부자료는 <한중관계연구원>에서 발표해 주었다.



원래 물과 고기의 사귐이란 뜻으로, 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관계에 비유한 말이다. 어수지친()이라고도 하는데, 부부 사이나 남녀가 매우 사랑하는 것을 어수지락()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중국 삼국시대의 유비()와 제갈 량()의 사이를 비유한 데서 비롯된다.

《삼국지》 <제갈량전()>을 보면, 유비와 제갈 량과의 사이가 날이 갈수록 친밀하여지는 것을 관우()와 장비()가 불평하자, 유비가 그들을 불러 “나에게 공명()이 있다는 것은 고기가 물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는 불평을 하지 말도록 하게( )”라고 타일렀다. 이리하여 관우와 장비는 다시는 불평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9.9.6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일본-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위기(190914, 한중관계연구원).docx


-일본-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위기(190914, 한중관계연구원).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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