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인들은 우울하다(CCTV의 ‘행복하십니까?)-2/13

오늘은 '요즘 중국인들은 우울하다'의 2편 'CCTV의 '행복하십니까?'를 소개합니다.

 

2012년 10월 초 국경절 기간에 CCTV 뉴스채널에서는 길거리 인터뷰 특집을 편성했다. 질문 내용은 간단했다. “행복하십니까?” 되돌아온 답이 각양각색이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바이두에서 ‘행복하십니까’로 검색해보면 10월 말 현재 5,600만 개의 관련 글들을 찾을 수 있다.

 

9월 22일 CCTV 기자가 청두(成都)시 우허우(武侯)구의 한 노점상을 인터뷰했다. 기자가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으며 다가가자 이 노점상은 갑자기 ‘빨리 뛰어! 단속반 떴다!’라고 외치며 뛰기 시작했다. 10년째 단속반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노점상이 불행한 이유는 노점상 단속이었다. 10월 7일 칭화대학 기계공학과 한 박사생의 대답은 ‘오늘 불행합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거든요’였다. 카메라를 향해 억지웃음을 짓는 이 학생은 바로 그 다음날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다. 한 농민공은 ‘찍지 마슈’라며 인터뷰를 거절하다가, 계속되는 질문에 ‘나는 청(曾)씨요’라고 대답해 최고의 엉뚱한 답변에 꼽히기도 했다.(중국 말로 ‘행복하십니까(你幸福吗)’는 ‘당신 성이 푸씨입니까(你姓福吗)’와 발음이 같다.)

 

10월 15일에는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莫言)이 등장해 “스트레스가 크고 걱정이 많은데 행복은 무슨…. 불행하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이겠지요. 막 노벨상을 받고 어떻게 불행하겠습니까”라고 평범한 듯 의미심장한 대답을 한 바 있다.

 

CCTV가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런 파격적인 방송을 내보낸 것은 뒤이어 11월 초 열렸던 중국공산당 18차 당 대표대회와 관련이 깊다. 즉, 중국 정부가 국민들의 정서와 심리에 높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뭔가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낙천적으로 알려진, 그리고 그 동안 어려운 시절을 꿋꿋하게 잘 버텨왔다고 자부하는 중국인들의 마음의 풍경은 왜, 언제부터 달라진 것일까?

 

2012.12.8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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