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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고민하는 주변국들과 우리 & 백아절현(伯牙絶絃)

아판티(阿凡提) 2017. 8. 19. 05:52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나타난 문제는 경제 성장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라는 점이다.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은 다른 나라의 성장을 도울 수 있지만, 한 국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어느 나라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문제는 각 국가가 놓인 상황에 따라 다르다.

중국의 주변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들(주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문제는 가능한 한 정치적 주권을 굽히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무역 및 투자를 통해 최대의 경제적 이익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 문제는 대국의 주변부에 위치한 소국에서 언제나 가지고 있던 문제이다.(343)

 

아서 크뢰버의 '127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중국경제' 중에서(시그마북스)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이는 2017 8월을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이지만, 사실 2000여년 전부터도 우리에게 핵심적인 질문이었고, 또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중국의 주변에 위치한 동북아, 동남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의 많은 나라들에게도 과거에도 지금도 매우 중요한 질문이지요.

 

며칠전 끝난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우리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은 중국의 혈맹"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표현한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중국이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편에 서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위치에 서기를 '기대'하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종종 흘러나오는 중국 학자들이나 관리들의 말을 유추해보면 그럴 가능성이 조금은 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몇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내 보수진영 일각의 반대와 미국의 의구심을 무릅쓰고 서방의 주요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천안문 망루에까지 올랐던 것도 이런 '기대' 때문이었지요하지만 보수쪽도 아닌 진보쪽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기대를 내려놓고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을 명확히 했을 정도로 현 상황은 엄중합니다. 경제적 '이해관계' 정도의 차원이 아닌, 국민 개개인의 '생존'이 달린 상황이 됐습니다. 유사시에 실제로 우리의 편에 서서 싸워줄 동맹이 누구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중국의 존재에 대한 고민은 우리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인근의 소국은 소국대로, 지역의 패권국가들은 그들대로, 글로벌 패권국가인 미국도 미국대로 고민이 큽니다. 미얀마나 베트남,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일방적인 영향력에서 탈피하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 러시아의 힘을 빌리려 애쓰고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지역의 강국들인 일본, 러시아, 인도도 그 지역에서의 자국의 영향력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요. 이를 위해 일본은 미일동맹을 '저자세'로 보일 정도로 강화하고 있고, 인도도 중국 때문에 줄어들고 있는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에 손을 내미는 등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주변 국가들의 모습입니다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한중관계를 마치 백아절현(伯牙絶絃: 서로 마음이 통하는 절친한 벗[知己]의 죽음을 이르는 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 스스로에게, 또 중국에게 항상 물어야하는 중요한 질문 입니다.

 

위 내용은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빌어온 것입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로 이름 높은 (백아)에게는 그 소리를 누구보다 잘 감상해 주는 친구 (종자기)가 있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며 높은 산과 큰 강의 분위기를 그려 내려고 시도하면 옆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종자기의 입에서는 탄성이 연발했다. “아, 멋지다. 하늘 높이 우뚝 솟은 그 느낌은 마치 (태산) 같군.” “응, 훌륭해. 넘칠 듯이 흘러가는 그 느낌은 마치 (황하) 같군.”

 

두 사람은 그토록 마음이 통하는 연주자였고 청취자였으나 불행히도 종자기는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러자 백아는 절망한 나머지 거문고의 줄을 끊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기)를 가리켜 知音(지음)이라고 일컫는 것은 이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곧 서로 마음이 통하는 절친한 벗[]의 죽음을 이르는 말이다. 친한 벗을 잃은 슬픔을 나타내기도 한다. ‘知己之友(지기지우)’도 知音(지음)이나 伯牙絶絃(백아절현)에서 나온 말이다.

 

2017.8.19일

<아판티와 함께하는 중국금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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